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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068270)은 12일(현지시간)부터 15일까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유럽 류머티스학회에서 램시마SC의 임상3상 연구결과를 최초로 공개하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램시마는 세계 최초 자가면역질환 항체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복제약이다. 레미케이드는 SC형태는 없고 IV(정맥주사)형태만 있다. 레미케이드가 진통제로 연명하던 류머티스 환자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기는 했지만 매출은 후발주자에 훨씬 못 미친다. 휴미라의 전세계 매출은 약 20조원, 엔브렐은 12조원으로 커진 동안 레미케이드는 8조원에 불과하다. 휴미라와 엔브렐은 레미케이드의 단점을 보완해 처음부터 SC형태로만 개발됐다. 작은 차이였지만 따라 잡을 수 없을 만큼 격차가 벌어졌다. 12일 만난 이상준 셀트리온 임상개발본부장(수석부사장)은 “효과만 보면 인플릭시맙(레미케이드·램시마의 성분명)이 경쟁 성분보다 더 좋다는 것은 대부분의 의사들이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가 이런 자신감을 나타내는 배경은 이렇다. IV제제는 SC제제에 비해 효과가 빠르다. 혈관을 통해 약 성분이 온몸에 빠르게 퍼지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SC제제는 흡수가 오래 걸린다. 휴미라나 엔브렐이 효과를 보이기까지 6개월 정도 걸리는 이유다. 이 부사장은 “이런 차이 때문에 류머티스관절염, 건선 등에서는 시장을 빼앗겼음에도 증상을 빨리 잡아야 하는 염증성장질환에서는 의사들이 인플릭시맙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IV제제는 약물 농도가 급격히 올라갔다 급격히 줄어든다. 일정 수준 약효를 유지하는 기간이 짧다는 뜻이다. 체내 약물 농도 변화의 폭이 크면 장기적으로 효과가 줄어든다. 8주에 한 번씩 맞는 램시마IV에 비해 램시마SC는 2주에 한 번 맞는다. 농도를 편차 없이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게 되는 것. 램시마SC 개발에 초기부터 참여하고 있는 르네 웨스트호벤스 벨기에 뢰번 가톨릭대 교수는 “자가면역질환치료제는 몸속으로 들어간 약 성분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정맥주사와 비교했을 때 피하주사는 일정한 농도를 유지하는 게 가능한 만큼 램시마SC가 잠재력이 크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사보험 시장인 미국에서도 램시마SC가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미국에서 IV제제는 약값보다 혈관을 찾고 주사를 놓는 ‘인건비’가 더 비싸다. 안익성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 북미담당 상무는 “영향력이 절대적인 보험사들이 효과는 좋으면서 보험사의 수익을 높이는 방법을 외면할 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