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건강, 소방관 안전과 직결 … 일반인도 눈화상 주의

  • 등록 2016-08-25 오후 12:44:33

    수정 2016-08-25 오후 12:44:33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불길을 이겨내며 위험한 상황을 넘나드는 소방관에게 시력은 생명과도 같다. 화재 현장은 연기가 가득해 앞이 보이지 않는 데다 산소호흡기와 압력마스크 안에는 안경이나 렌즈를 끼기 쉽지 않아 맨눈 시력이 0.3 이상 돼야 소방공무원에 합격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소방공무원 시험이 끝나고 신체검사를 할 즈음에는 안타까운 사연들이 안과에서 일어난다. 소방관이 되고 싶어 열심히 공부해 시험에 합격했는데 시력이 나빠 모든 게 물거품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뒤늦게 시력교정을 받으러 병원을 찾았다가 집도의에게 “왜 이제야 왔느냐”고 야단 아닌 야단을 맞기도 한다. 시력교정술은 평생 한번 하는 중요한 수술인 데다 평생 삶의 질을 결정하기 때문에 수술 자체가 합격의 수단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즉 소방공무원을 준비하고 있다면 미리 계획을 세워 안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게 좋다.

소방관의 시력은 화재진압 능력은 물론 안전과도 직결된다. 이인식 명동밝은세상안과 원장은 “수술 후 부작용인 야간빛번짐의 경우 일반인에게는 약간의 불편함만을 주겠지만 캄캄하고 연기가 자욱한 상황에 놓인 소방관에게는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며 “소방관 혹은 소방관을 지원하는 사람은 수술 전 눈 건강 상태나 적합한 수술법 등을 더 세심하게 상담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장 내일 모레 시력검사를 받기 위해 허겁지겁 시력교정술을 받는다면 안전이 뒤로 밀리는 주객전도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소방관의 눈을 위협하는 것은 뜨거운 화기, 먼지, 각종 화학물질이다. 눈을 보호하는 보호경이 있더라도 뜨거운 화기는 피할 수 없다. 이로 인해 소방관들은 눈 화상의 발생 위험이 높다. 일반인도 예외는 아니다. 여름철 해변가에서 하루 종일 놀다가 저녁이 되면 눈이 충혈되면서 아프고, 따끔거리면서 뿌옇게 보이는 현상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런 증상을 눈 화상이라고 하며 심할 경우 눈에서 분비물이 눈에서 나오기도 한다. 가장 위험한 것은 화학물질이다.

이인식 원장은 “화학물질은 각막에 직접 상처와 염증을 유발하고 눈 화상 위험을 높인다”며 “특히 화학물질이 알칼리성일 경우 심한 화상 탓에 반흔 흉터가 각막에 생겨 영구적인 시력저하나 실명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눈 화상은 소방관이 아니더라도 여름철이라면 누구나 언제든 겪는 증상이라 간단한 치료법은 숙지해두는 게 좋다. 먼저 눈을 비비지 않아야 한다. 흐르는 식염수에 눈을 씻는 게 가장 효과적이며, 수돗물도 가능하다. 생각보다 많은 양의 물로 씻어야 한다. 알칼리 화상이 의심될 땐 1ℓ 이상의 많은 물에 15분 이상 씻어준다.

냉찜질도 효과적이지만 차가운 얼음을 직접 눈에 대거나 누르는 것은 좋지 않다. 온도가 너무 차면 통증이 생기고 자칫 동공·심장반사(ocularcardiac reflex)를 일으켜 심장박동을 느리게 할 수 있다. 냉장고에 넣어 차가워진 수건을 눈에 5~10분간 대고 잠시 쉬었다가 반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래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병원을 찾아 항생제나 소염제 안약을 처방받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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