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글로벌 태양광 톱5` 한화가 뛴다

태양광으로 제2도약 꿈꾸는 한화①
공격적 M&A로 1년만에 `글로벌 태양광 기업` 밑그림 완성
기술력이 경쟁력..R&D에도 아낌없이 투자
  • 등록 2011-04-29 오후 4:49:49

    수정 2011-05-09 오후 2:50:20

[이데일리 전설리 기자] "2020년까지 태양광 등 핵심 사업 부문에서 국내 정상을 넘어 세계 1등 기업을 반드시 만들어내야 한다"(1월3일, 신년사)

"태양광(사업)을 최고로 만드는게 고민이죠"(4월1일, 협력사 초청 음악회)


▲ 한화그룹 본사(사진=한대욱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태양광 사업에 얼마나 역점을 두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발언들이다.

김 회장의 강력한 추진력을 동력 삼아 한화의 태양광 사업은 지난 1년간 그야말로 전력 질주해왔다.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30메가와트(MW) 규모의 울산 태양전지 공장이 전부였으나 공격적인 인수합병(M&A)과 투자로 불과 1년여만에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태양전지(셀)·모듈-발전 시스템`에 이르는 태양광 전 분야의 수직계열화를 이뤘다. `글로벌 태양광 기업`이라는 비전 달성의 밑그림을 완성한 셈이다.

최근 대기업들이 앞다퉈 태양광 사업에 뛰어들면서 태양광 기업들간 무한 경쟁이 예고된 가운데 한화는 한 발 앞서 수직계열화를 이뤘다는 평가다. 특히 한국 태양광 산업이 실기(失機)해 중국에 크게 뒤쳐진 상황에서 모듈 기준으로 세계 4위 규모의 중국 태양광업체 솔라펀파워홀딩스를 인수한 것은 탁월한 전략적 판단이었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한화의 태양광 사업 진출 전략이 `모범답안`이라는 말도 나온다.

한화는 태양광 시장 성장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그리드 패러티(Grid Parity·화석연료와 태양광의 발전 단가가 같아지는 시점, 2015년 전후로 예상되고 있음)를 적극 활용, 2015년까지 3년 이내에 태양광 사업을 `글로벌 톱5` 반열에 올리고, 2020년에는 선두기업으로 발돋움 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그룹의 제2 도약을 이룬다는 복안이다.

◇ 공격적인 M&A..단기간내 수직계열화 완성 1952년 화약제조업체로 시작한 한화그룹은 이후 58년간 제조·건설, 금융, 서비스·레저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창업주인 고(故) 김종희 회장이 그룹의 근간을 닦았고, 2세 김승연 회장이 사업 성장을 일궈냈다. 김 회장은 그의 뒤를 있는 3세 경영인이 태양광, 2차전지, 바이오 등 그룹을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 반열에 올려놓을 만한 사업군에 승부를 걸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5일(현지시간) 한화가 인수한 한화솔라원의 사명 변경을 기념해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클로징 벨 세레모니에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그룹 차장이 참석한 것은 김 회장의 이같은 구상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김 차장은 한화솔라원의 이사회 멤버이기도 하다.  
▲ 지난달 5일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나스닥 마켓사이트 타워에서 진행된 클로징 벨 세레모니에 참석한 한화솔라원 이사회 멤버들. 왼쪽 세번째부터 홍기준 한화케미칼 사장, 피터 씨에 한화솔라원 CEO, 김동관 한화그룹 차장.
한화는 지난해 1월 한화케미칼 울산 공장에서 30MW 규모의 태양전지 공장을 본격 가동하면서 태양광 시장에 발을 들여놨다. 8월에는 솔라펀파워홀딩스 지분 49.9%를 4300억원에 인수한 뒤 사명을 `한화솔라원`으로 바꿔 단숨에 글로벌 톱10 태양광 기업으로 도약했다.

한화솔라원은 현재 400MW 규모의 잉곳과 웨이퍼를 각각 생산하고 있다. 500MW, 900MW 규모의 태양전지와 모듈 생산능력은 올해 말까지 각각 1.3기가와트(GW), 1.5GW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난퉁경제기술개발지구에 2단계에 걸쳐 10억달러를 투자, 2GW 규모의 태양전지와 모듈 생산설비도 마련할 계획이다. 1단계로 1GW의 생산설비가 내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

이달 초에는 태양광 발전업체인 `한화솔라에너지`를 설립했다. 한화솔라에너지는 북미와 유럽 등에서 현지 파트너들과 사업을 전개, 2015년까지 국내외에서 1GW 이상의 태양광 발전설비를 확보하고, 연간 100MW 이상의 발전사업을 실현한다는 목표다. 이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한화는 지난 1월 미국 태양광 발전소 전문업체인 솔라몽키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2006년 설립된 솔라몽키는 미국, 이탈리아 등지에서 주거, 상업, 교육시설의 루프탑(Roof-Top) 발전 등 다양한 분야의 태양광 발전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한화케미칼 이사회를 통해 전라남도 여수 국가산업단지에 1조원을 투자, 연산 1만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장을 짓기로 결의했다. 내년 초 착공, 오는 2013년 하반기 공장을 본격 가동해 2014년부터 연간 50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태양전지의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을 자체 생산함으로써 안정적인 원료 공급은 물론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기술이 경쟁력`..글로벌 R&D 네트워크 구축
▲ 한화솔라원 중국 생산라인
공격적인 M&A를 통해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한 한화는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구개발(R&D)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실리콘밸리에 태양광 분야 연구개발을 전담할 연구소인 `한화솔라아메리카`를 설립, 한국-중국-미국을 연계한 글로벌 태양광 R&D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실리콘밸리 연구소에서는 미래 태양광 기술을 선도할 원천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한국과 중국에서는 상용화 기술을 연구,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솔라아메리카 연구소장에는 한화그룹 태양광 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인 크리스 이버스파쳐 박사를 선임했다. 이버스파쳐 박사는 25년간 태양전지 공정기술 개발에 전념하며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나노솔라 등의 CTO를 역임한 태양광 전문가다. 그는 미국에 거점을 두고 한 달에 한 번 꼴로 한국과 중국을 방문하며 한화의 태양광 기술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미국 태양광 기술 개발업체인 1366테크놀로지의 지분을 인수했다. 1366테크놀로지는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인 엠마뉴엘 삭스가 설립한 회사로 잉곳 과정을 거치지 않고 용융 상태의 폴리실리콘에서 직접 웨이퍼를 생산하는 `다이렉트 웨이퍼(Direct Wafer)` 기술을 개발중이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태양광 사업 경쟁력의 핵심은 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낮추는 기술에 있다"면서 "다이렉트 웨이퍼 기술이 상업화되면 폴리실리콘이 절반 가량 손실되는 잉곳 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 태양전지 모듈 제작원가의 30% 이상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출처: 한국수출입은행 `2011년 태양광시장 전망 및 주요기업 동향`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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