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서로의 모친상에 측근을 보내 조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의 대북송금 관련 발언에 대해 이 대표가 ‘검찰의 신작 소설일 것이다’며 유착관계에 선을 그은 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관련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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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31일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쌍방울 전 비서실장 A씨는 2019년 경기도지사 비서실장인 B씨가 김 전 회장 모친상에 조문왔다고 진술했다.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 비서실장인 B씨가 왜 조문을 왔느냐는 검찰 질문에 A씨는 “세부 내용은 모르고 김성태 회장이 B씨를 안내해달라고 지시해 10분 정도 이야기하고 모셨다고 기억한다”고 답했다. B씨는 김 전 회장과는 친분이 없는 사이로 경기도를 대표해 조문을 왔다.
검찰은 또 김 전 회장이 지난 2020년 3월 이 대표 모친상에 방용철 부회장을 조문 보냈다는 관계자 진술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를 바탕으로 양측의 연관성에 대해 확인하겠다는 계획이다.
| 해외 도피생활 중 태국에서 체포된 쌍방울 그룹의 실소유주 김성태 전 회장이 지난달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압송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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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체포돼 국내에 송환된 지난 17일까지만 해도 김 전 회장은 “이 대표를 전혀 모르고 연락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 대표 역시 “쌍방울과의 인연이라면 내의 사 입은 것밖에 없다”며 서로 인연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이 검찰 조사에서 진술 태도를 바꾸고 이 대표와 연락한 사실을 시인했고, 이 대표의 방북을 성사시키려는 목적으로 지난 2019년 북한에 총 800만달러를 보냈다는 진술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김 전 회장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이 전 평화부지사와 함께 북한 측 인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 전 부지사가 이 대표와 통화 중 자신을 바꿔줬다며 통화한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에 이 대표는 전날 김 전 회장의 대북송금 관련 발언에 대해 “아마도 검찰의 신작 소설일 것이다. 종전의 창작 실력으로 봐서는 잘 안 팔릴 것”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취지로 발언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유착관계에 선을 그은 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서로 모친상을 당했을 때 측근들이 조문한 것으로 알려지자 여당에서는 검은 실체를 담은 ‘범죄 실록’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모르던 사이라던 이 대표와 김 전 회장의 돈독한 관계가 드러나고 있다”며 “서로의 모친상에 측근을 보내 조문했고, 이 전 평화부지사가 연결해 준 통화에서 이 대표는 김 전 회장에 고마움을 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감사함을 느낄 정도로 매우 잘 알고 협력받아 온 사이였던 것”이라며 “김 전 회장의 증언을 두고 이 대표가 ‘검찰의 신작 소설’이라 주장했지만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는 “대부분 국민은 사실에 입각한 ‘이 대표 범죄 실록’으로 보고 있다”며 “이 대표뿐만 아니라 지난 정부 당국도, 집권 여당이었던 민주당도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