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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6시 58분(이하 한국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을 출발한 아프간인 13명은 27일 오후 2시 5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E게이트를 빠져나왔다. 당초 예상 착륙시간이었던 오후 1시 20분보다 13분 이른 오후 1시 7분쯤 도착해 약 50분 만에 게이트를 나섰다.
전날과 다르게 공항 입국 게이트 앞은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다. 377명이 입국했던 인원에 비해 아프간인 잔여인원도 적은데다 취재진도 10여명에 그쳤다. 약 10분 정도 게이트 문 뒤에서 일행이 모두 모일 때까지 대기하던 아프간인들은 13명이 모두 집합하자 경호를 받으며 게이트 밖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총 세 가족으로, 어린이 6명과 성인 7명으로 구성됐다.
아이들은 부모의 손을 꼭 잡고 걷거나 법무부가 선물한 분홍 곰 인형을 안고 있었다. 게이트를 빠져나와 준비된 대형버스를 타기 위해 이동하던 중 한 아이의 신발끈이 풀려 아버지가 묶어주자 모두가 멈춰 서서 일행을 기다리기도 했다. 신발끈을 다시 묶은 아이는 신난 듯 폴짝폴짝 뛰며 앞선 일행을 따라갔다.
이들의 입국으로 정부가 계획한 아프간인 390명이 모두 한국 땅을 밟으며 이송 작전은 완료됐다. 오늘 입국한 13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은 후 음성 판정을 받으면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앞서 한국정부는 과거 한국과 협력한 아프간인 현지인과 가족 391명에 대한 군사작전 ‘미라클’(기적)을 수행해 한국으로 이송했다. 5세 미만 영유아 100여명을 포함한 아프간인 377명은 전날 오후 4시 28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을 빠져나온 바 있다. 여기에는 이달 태어난 신생아도 3명 포함돼 있었으며 총 입국인원은 당초 외교부가 발표한 인원보다 1명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측 잔여 작전요원은 마지막 군 수송기 슈퍼 허큘리스로 귀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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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도착한 후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모두 마친 아프간인들은 이날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으로 이동해 시설 입소까지 마쳤다. 아프간들에게 ‘특별 기여자’ 자격을 부여한 정부는 숙소·식사·치안 등 다각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부에 따르면 이날 입소하게 되는 특별 기여자들은 총 76가구 377명(남성 194명·여성 183명)이다. 입소자 중 미성년자가 231명으로 전체의 61%를 차지하며, 만 6세 이하도 110명으로 29%를 차지한다. 총 76가구 중 6인 가구는 24세대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8인 가구도 6세대가 입국했다.
법무부는 우선 아프간인 특별 기여자들을 대상으로 단기 방문(C-3) 비자를 발급했다. 이후 장기 체류가 허용되는 체류 자격(F-1)으로 신분을 변경해 안정적인 체류 지위를 허용할 방침이다. 또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이들의 임시 생활 단계가 지나면 취업 활동에 제한이 따르지 않는 체류 자격(F-2)을 부여해 자립을 보장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같은 날 아프간인들이 떠나온 아프간 카불 공항에서는 연쇄 자살폭탄 테러로 아프간 주민을 포함해 미군 등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아프간인은 최소 60명 사망했고 143명이 부상당했으며, 미군 13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