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 임원 14명은 지난달 6일부터 이날까지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3537주(우선주 포함)를 매도했다. 매도 규모는 약 8억6122만7000원이다. 이들의 평균 매도단가는 약 24만7200원(우선주 제외)이었다.
현대차 주가는 지난 8일 애플 측이 2027년 애플카 출시를 목표로 현대차그룹에 협력을 제안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급등했다. 전기차 생산은 물론 애플카의 핵심인 배터리 개발까지 현대차그룹과 협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 언론보도를 통해 나오면서 전거래일에 비해 19.42% 폭등했다.
지난해 말 19만2000원(12월 30일)이었던 현대차 주가는 지난달 11일 장중 28만9000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역시 지난해 말 41조243억원에서 55조원 수준으로 15조원 가까이 불었다.
국민연금공단도 올해 들어 현대차 주식 92만522주(우선주 포함)를 장내 매도했다. 보유비율은 10.47%(지난해 12월)에서 9.29%로 1.18포인트 하락했다. 매도 규모는 약 2296억7023만만원(지난 5일 종가기준)으로 추정된다.
앞서 지난해 3월 코로나19 여파로 현대차 주가가 떨어질 당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회장이 책임경영 일환으로 800억원 이상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자사주를 매입한 바있다. 정 회장이 보유한 현대차 지분은 559만8478주(2.62%, 12월18일 기준)다.
당시 임원들은 자사주 매입에 동참했다. 코로나 저점 자사주 매입 당시 현대차 주가는 6만8900원(지난해 3월 23일) 수준이었던 점을 보면 임원들이 3배 가까이 차익실현을 한 셈이다. 물론 개인별로 자금이 급하게 필요한 경우도 있었겠지만 공교롭게도 매도 타이밍이 악재 공시를 내기 전이어서 개미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애플카 기대감으로 현대차그룹주를 매수한 개인투자자들은 “한 달 전 내도 될 공시를 지금와서 냈다”며 “기업이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분노를 표했다. 또다른 현대차 투자자는 “현대차 주식이 작전주였느냐. 당했다. 개미들 무덤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