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메디포스트,제대혈 독보적 노하우 태국에 전수

메디포스트 태국에 제대혈은행 기술수출
세포 수득률 97%, 해동률 100% 평균 이상
'셀트리' 브랜드 그대로 사용
  • 등록 2016-10-05 오후 1:21:21

    수정 2016-10-05 오후 2:45:06

양윤선(사진 왼쪽)메디포스트 대표가 사칼라톤 인터스테마 대표와 제대혈은행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사진=메디포스트)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국내 제대혈 보관 1위인 메디포스트(078160)가 태국에 제대혈은행을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메디포스트는 4일 경기 성남시 판교 본사에서 태국 인터스테마社와 현지 제대혈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메디포스트는 태국 방콕에 세워질 인터스테마 제대혈은행 설립을 주관하며 보관기술과 관리시스템 노하우 등을 전수하게 된다. 인터스테마로부터는 별도의 설립 자문료와 함께 제대혈 보관 매출에 따른 5~10%를 기술료로 받게 된다. 인터스테마 제대혈은행은 내년 초 설립하는 대로 제대혈 보관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메디포스트는 설립 완료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제대혈 가공 프로세스 검수 및 보관 시스템 유지제어, 임상병리사를 포함한 직원 교육 등을 실시한다.

◇안정 운반·보관이 관건…해외 진출 쉽지 않아

제대혈은 태아와 엄마를 연결해 주는 탯줄 속 혈액이다. 이 안에는 백혈구·적혈구·혈소판 등 혈액 성분을 만드는 조혈모세포와 뼈·연골·장기·신경으로 자라는 간엽 줄기세포가 풍부하다. 아기가 태어날 때 제대혈을 채취해 냉동보관했다가 나중에 아이나 가족 중 백혈병이나 재생불량성 빈혈, 암, 유전질환 등 치료방법이 없는 질병에 걸렸을 때 이를 이식한다. 거부반응이 상대적으로 적고 활용 범위가 넓어 ‘미래 재생의학의 원료’로 일컬어진다. 국내에서는 소아백혈병·재생불량성빈혈 등 난치성 혈액질환, 유방암·폐암·난소암의 2차 치료, 고셔병·선천성 면역결핍증 등의 선천성 질환, 류머티즘·루푸스 등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쓸 수 있다.

국내에서는 소아당뇨병이나 뇌성마비, 발달장애 등에 쓰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제대혈 이식에 적극적인 미국은 이들 질환을 비롯해 100개가 넘는 질환에 제대혈을 이식하고 있다.

제대혈은 출산 때 채취해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보관에 들어가야 세포 생존도가 높아진다. 그래서 국내에 아무리 좋은 보관시설을 갖췄다고 해도 해외에서 채취한 제대혈을 국내에 보관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메디포스트는 해외 현지에 제대혈은행을 설립하고 이에 대한 운영을 지원하는 방식을 택했다. 장민후 메디포스트 홍보팀장은 “나라들이 서로 붙어 있는 유럽의 경우 이탈리아에서 채취한 제대혈을 영국에 보관하는 게 가능해 다른 나라에 진출한 기업이 많다”며 “하지만 면적이 넓고 서로 떨어져 있는 아시아의 경우 이번 태국 진출 사례와 같은 방법이 현실적인 해외 진출법”이라고 말했다.

메디포스트의 제대혈 보관 탱크.(사진=메디포스트)
◇국내 두 번째 제대혈은행…발로 뛰며 시장 개척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는 삼성서울병원 임상병리과 교수 출신이다. 양 대표는 제대혈의 활용 가능성을 높게 보고 2000년 메디포스트를 설립했다. 국내 두 번째 제대혈 보관업체였다. 대학병원 교수 출신이지만 설립 초기 전국의 산부인과를 돌며 발로 뛰는 영업을 펼친 덕분에 설립 이듬해부터 국내 제대혈보관 시장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양 대표는 “제대혈이 뭔지도 모를 시절에 산모들에게 제대혈 보관의 필요성을 알리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며 “그동안의 노력 덕택에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제대혈 보관의 필요성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현재 국내에 보관된 제대혈이 59만6000여건인데 이중 메디포스트는 22만여건을 보관하고 있다.

지난 8월말까지 국내에서 조혈모세포 이식에 활용된 1200여건의 제대혈 중 500건 정도를 메디포스트가 공급했다. 제대혈보관 기업 단체인 세계 가족 제대혈 은행에 가입된 전세계 제대혈 보관업체는 240여개에 이른다. 운송의 문제 때문에 제대혈은행은 주변 인구 규모와 신생아 수에 따라 보관 건수가 천차만별인데 대략 30만건 이상 보유하면 상위권으로 본다.

◇제대혈 채취·보관 노하우 고스란히 전수

메디포스트는 글로벌 기준으로도 기술력이 상위에 랭크돼 있다는 평가다. 제대혈은 양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줄기세포를 채취해 실제 이용 가능하도록 안정적으로 보관하는 게 기술력의 핵심이다. 메디포스트의 세포 수득률은 업계 평균(약 70%)을 훨씬 뛰어 넘는 82% 수준이다. 제대혈에 줄기세포가 100개 있다면 82개를 채취한다는 의미이다.

이를 냉동보관했다 나중에 해동했을 때 세포 생존률은 100%다. 장민후 메디포스트 홍보팀장은 “제대혈은 영하 196도의 질소탱크에 보관하는데 이때 어떤 방법으로 보관하느냐에 따라 세포의 생존도가 달라진다”며 “탱크 내 질소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중앙통제실에서 실시간으로 질소량을 감시·조절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탱크속 질소·산소의 농도와 온도는 10분에 한 번씩 자동으로 측정돼 기록된다.

내년에 태국에 설립되는 인터스테마 제대혈은행은 메디포스트의 제대혈 채취·보관·사용 노하우가 고스란히 전수된다. 그래서 제대혈은행 이름도 메디포스트의 ‘셀트리(Celltree)’를 그대로 쓰게 된다. 메디포스트와 인터스테마는 내년 1000건의 제대혈을 보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태국 제대혈업계 1위로 올라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양 대표는 “3년 전부터 추진한 해외시장 개척이 이제 첫 결실을 맺게 됐다”며 “앞으로 아시아권에 적극적으로 진출해 난치병 치료에 적극적으로 기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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