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셰일가스!'..美 40년만에 원유 수출 허용

  • 등록 2014-06-25 오후 4:42:43

    수정 2014-06-25 오후 4:42:43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미국 정부가 풍부한 매장량을 갖추고 있는 셰일가스에 힘입어 40년 동안 잠가 걸었던 원유 수출 금지라는 빗장을 푼다.

그동안 정제한 원유는 수출할 수 있었지만 비정제(unrefined) 석유 수출을 막았던 미국 정부가 셰일가스 개발로 에너지 자원이 풍부해지자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행정부는 텍사스주 어빙에 있는 ‘파이어니어 내추럴 리소시스‘와 휴스턴 소재 ‘엔터프라이즈 프러덕츠 파트너스’ 등 에너지 업체 2곳에 대해 초경질유(콘덴세이트·condensate)라 불리는 비정제유 수출을 허용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콘덴세이트는 천연가스에서 나오는 액체 상태 원유로 휘발유, 경유 등을 만드는 원료로 쓰인다.

상무부에서 수출을 감독하는 산업안보국(BIS)은 이들 업체가 초경질유를 가솔린이나 제트 연료, 디젤 등으로 가공할 수 있는 외국 구매자들에게 판매할 수 있다고 결정했으며 두 업체 모두 이 같은 결정을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연간 미국 원유 생산량
WSJ는 아직 허용된 것은 이 두 업체뿐이지만 텍사스에 위치한 ‘이글 포드 셰일’에도 판매를 허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이번 조치가 빠르면 올해 8월부터 시행된다고 전했다. 또 어느 정도의 양을 수출할 수 있을 지 등 세부사항도 조율 중이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은 가솔린과 디젤 같은 정제한 원유를 수출할 수 있지만 원유 자체를 수출할 수는 없다.

미국은 지난 1970년대 중동발(發) 석유 파동이 일어나자 에너지 안보를 위해 국내에서 생산한 원유 수출을 제한했다. 일부 원유만 캐나다에 수출하고 대부분 원유를 국내에서 소비하도록 규제한 것이다.

이처럼 에너지 자원을 엄격하게 규제해온 미국이 40년 만에 빗장을 푼 것은 셰일가스 개발로 미국 산유량이 급증한데 따른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미국의 하루 산유량은 지난 3월 기준으로 820만 배럴로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957만 배럴)에 근접한 상황이다.

미국 대형 석유회사들은 이미 정부에 원유 수출을 재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셰일가스 개발로 환경 오염이 가속화될 뿐만 아니라 수출로 인한 연료비 상승 등으로 일부 정유업계와 소비자들은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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