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혈관의 혈액순환 저하로 발생한 돌발성난청, 고압산소치료로 회복

국내 돌발성 난청 환자 매년 증가…샐비지치료로 고압산소치료 선택하는 환자 늘어
미세혈관 합병증 및 스테로이드 부작용 심한 당뇨병 환자에게 좋은 치료예후 기대
  • 등록 2022-02-08 오후 3:07:27

    수정 2022-02-08 오후 3:07:27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갑작스럽게 귀가 잘 들리지 않게 되는 돌발성난청은 적절한 시일 안에 치료를 받더라도 완치되는 경우가 3분의 1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두려운 질환이다. 일단 돌발성난청이 발병하면 골든타임인 3~5일 내에 병원을 찾아 표준 치료법인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복용해야 하고, 이 외에도 혈액순환 개선제, 혈관 확장제, 항바이러스제 등의 추가적인 치료도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를 받고도 끝내 청력 회복이 되지 못하면, 마지막 치료수단인 ‘샐비지치료(salvage therapy)’로 고압산소치료를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국내 돌발성난청 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를 보면 ‘돌발성 특발성 청력손실’ 환자수는 2016년 7만5937명에서 2020년 9만4333명으로 최근 5년간으로는 24% 증가했다.

돌발성난청은 대부분 원인 미상인데,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것은 바이러스 감염 혹은 미세혈관의 혈액순환 장애이다. 청신경은 귀에서 소리를 뇌로 보내는 일종의 전깃줄 역할을 하는데, 청신경에 연결된 말초혈관들이 혈액을 공급해 청신경이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말초혈관들은 매우 가는 초미세혈관으로 당뇨발의 원인이 되는 족부 미세혈관과 비교해도 훨씬 가늘다. 때문에 청신경에 연결된 초미세혈관의 혈액순환 저하로 발생한 돌발성난청의 경우 대기압보다 2~3배 높은 고압산소를 체내에 공급해 말초혈관까지 혈액 공급을 원활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

고압산소치료는 미국 이비인후과학회에서 발표한 ‘돌발성난청의 임상진료지침’에도 선택사항으로 포함된 검증된 돌발성난청 치료법이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에서는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기준에 따라 80데시벨 이상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고도·심도 돌발성난청 환자들에게 하루 1시간 30분에서 2시간씩, 총 14일간 고압산소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김성균 교수는 “현재 우리 병원에서 입원치료까지 받는 고도난청 이상의 돌발성난청 환자 중 70% 이상이 고압산소치료를 받고 있으며, 돌발성난청으로 타병원에서 거의 모든 치료를 받고도 청력이 회복되지 않았지만 고압산소치료를 받고 청력이 일부 회복된 환자들이 다수 있다”며 “모든 돌발성난청 환자에게 고압산소치료가 효과를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특히 원인이 혈관 문제에 있는 경우 청력 회복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스테로이드 부작용 큰 당뇨병 환자에게 특히 효과

돌발성난청 치료 중 고용량 스테로이드로 인한 혈당 상승, 간수치 상승, 홍조, 피부 발진 등의 부작용이 있지만 보통의 경우 치료가 끝나고 스테로이드 복용을 중지하면 정상적으로 회복된다.

그러나 당뇨병 환자들의 경우 스테로이드의 경구 투약이 혈당 수치를 급격히 올려 오랫동안 혈당 조절을 위한 치료가 필요하거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당뇨병 돌발성난청 환자들은 더 힘든 치료과정을 겪고, 주로 입원치료를 받으며 실시간으로 혈당수치를 관리해야 한다.

김성균 교수는 “혈액순환이 잘 안 되는 당뇨병의 특성으로 인해 당뇨병이 동반된 돌발성난청 환자의 치료예후가 더 안 좋은 경우가 많다”며 “당뇨병으로 인해 청신경에 연결된 미세혈관까지 혈액순환이 잘 안 되는 것인데, 이때 고압산소치료를 통해 이러한 혈류 문제를 개선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 고압산소치료 시 고막 손상 및 삼출성중이염 주의해야

고압산소치료는 돌발성난청을 포함해 일산화탄소 중독, 감압병, 당뇨발 등 다양한 질병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다만 고압산소치료를 받을 때 고막의 압력평형에 실패할 경우 높은 압력으로 인해 귀에 통증이 발생하거나 고막이 팽창되고, 심한 경우 천공이 생길 수도 있다. 또 코부터 귀에 연결돼 외부에서 들어오는 공기의 압력을 일정하게 조절해주는 이관의 기능이 좋지 않은 환자들의 경우에는 고막 안에 물이 차는 삼출성중이염이 생길 수도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고압산소치료 전 스쿠버다이버들이 잠수병을 예방하기 위해 하는 이퀄라이징 훈련과 의료진에 의한 사전 고막상태 확인 등이 중요하다. 이상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즉시 치료를 중단하고 이비인후과 전문의에게 귀의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고압산소치료센터장 왕순주 교수는 “고압산소치료는 2기압 이상의 압력이 가해진 챔버 안에서 시행되기 때문에 전문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를 살피며 진행해야 한다”며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은 사전에 환자의 압력평형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세계 최초로 개발된 ‘중이기압장애 예방 자동화기술(ABT, Anti Barotrauma Technologies)’에 대한 임상시험을 시행 중으로 고압산소치료를 고도화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청룡 여신들
  • 긴밀하게
  • "으아악!"
  • 이즈나, 혼신의 무대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