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뇨 환자 절반이 비뇨기계 암... 심할수록 발병 위험 더 높아

혈뇨 10명 중 3명 방광암, 요관암, 전립선암, 신장암 순
  • 등록 2016-05-04 오후 2:45:42

    수정 2016-05-04 오후 2:45:42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혈뇨가 있는 사람들은 비뇨기계 암을 주의해야 할 것 같다. 혈뇨 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암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고대 안암병원 비뇨기과 강석호 교수팀(심지성, 강성구, 천준, 강석호)이 최근 5년간 병원을 찾은 22세부터 90세(평균연령 63.7세)의 혈뇨환자 367명(남 274명, 여 93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176명(48%)가 악성종양 즉 암이었다.

암 중에서는 방광암이 120명(32.7%)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요관암 28명(7.6%), 전립선암과 신장암이 각각 13명(3.5%)로 뒤를 이어, 혈뇨가 비뇨기계 암에 있어서는 치명적인 질병의 신호인 것으로 나타났다. 방광 및 요관 등 소변이 지나가는 요로계에 암이 생기면,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출혈이 생기지 않는 일상적인 자극에도 쉽게 피가 나오며 혈뇨가 나타난다.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혈뇨 증상이 심할수록 암 역시 더 많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 신장암이나 전립선암의 경우에도 암이 진행되어 요관이나 요도를 침범하는 3기 이상이 되면 출혈이 생겨 혈뇨가 발생한다.

이번 조사를 진행시한 강석호 교수는 “혈뇨는 비뇨기계 암을 시사하는 매우 중요한 신호”라며 “이번 조사에서 혈뇨환자의 80%가 눈으로 혈뇨가 확인가능한 육안적 혈뇨환자였던 만큼, 혈뇨가 확인되면 반드시 자세한 검사를 받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암으로 인한 혈뇨의 경우 나타났다가 금방 사라지기도 하고, 염증이나 결석과 달리 대게 통증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냥 무시했다가 병을 키우기 쉽다”며 “혈뇨가 있으면 비뇨기계 암 유병률이 높으므로 지나치지 말고 정밀검사를 받을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혈뇨란 소변에 비정상적인 적혈구가 함께 배출되는 것으로, 눈으로 색깔 변화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의 혈뇨인 육안적 혈뇨와, 현미경으로만 보이는 현미경적 혈뇨로 나뉜다.

보통 소변을 현미경적 고배율(100배 시야)로 검사했을 때 적혈구가 5개 이상이면 혈뇨라고 한다. 혈뇨가 발생하면 더욱 자세히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소변검사 이외에 방광내시경, CT나 MRI 같은 영상검사, 조직 검사 등을 단계적으로 실시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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