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대포-최루가스로 얼룩진 태국 反정부 시위.."과도정부 물러나라"

반정부 시위대, 정부의 완전한 퇴진 요구
친정부 시위대까지 나서 양측간 충돌 우려↑
  • 등록 2014-05-09 오후 6:33:23

    수정 2014-05-09 오후 6:33:23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태국 반정부 시위대가 9일 과도정부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에는 최루가스와 물대포가 다시 등장해 부상자가 속출했으며 친정부 시위대까지 궐기했다.

반정부 시위대는 이날 점거 시위 장소인 룸피니 공원을 나와 행진을 벌였다. 잉랏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지난 7일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퇴진한지 이틀만이다. 이들은 현 정부가 3일이내 물러나지 않으면 대대적인 보복을 가하겠다고 경고했다.

수텝 터억수반 전 총리가 이끄는 반정부 시위대는 총리 청사, 의사당, 5대 공중파 방송국을 향해 행진했다. 수텝 전 부총리는 “탁신 체제 잔당을 몰아내야한다”며 대법원, 상원 의회, 주요 방송국 등에 힘을 합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해 11월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지 11번째 ‘최후의 시위’를 일으킨 수텝 전 부총리는 이날 총리 청사 구내에 진입해 그곳에서 밤을 지세우겠다며 결의를 다졌다. AP통신은 이들 시위대가 약 1만명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반정부 시위대가 주요 관공서 앞에 운집하자 태국 정부는 최루탄과 물대포를 동원해 해산에 나섰다. 경찰은 치안 유지 당국인 평화질서관리센터(CAPO) 본부에 진입하려던 시위대와 충돌해 시위대 5명이 다쳤다.

반정부 시위대는 잉락 전 총리의 사임으로 충분치 않다며 현 정부의 완전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또 중립적 인사로 과도 총리를 임명하고 정치개혁을 실시하자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친정부 진영인 ‘레드 셔츠’도 10일 방콕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레드 셔츠는 오는 7월 20일로 잠정 결정된 재총선을 실시해 정국 위기를 해결하자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반정부 진영은 선거를 치르지 않고 각계 대표로 구성한 과도정부를 통해 정치 개혁을 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태국 반정부 시위는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이 와중에 시민 20여명이 시위 도중 사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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