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기성기자] 기업용 솔루션업체인 미라콤아이앤씨가 사실상 인수한
현대정보기술(026180) 회장에 박병재 현대자동차 전 부회장이 내정됐다.
이에 따라 미라콤아이앤씨의 현대정보기술 인수가 현대자동차와 실질적으로 관련돼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측근이었던 박병재 전 부회장이 고 정몽헌회장의 현대그룹 계열이었던 현대정보기술 회장으로 영입됐기 때문이다. 미라콤아이앤씨의 컨소시엄 참여자가 베일속에 가린채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것도 이같은 추론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이와 관련, 백원인 미라콤아이앤씨 사장은 edaily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박 전회장은 그동안의 훌륭한 경륜 등을 감안해 전문경영인으로 모셨을 뿐"이라며 "이번 인수는 현대차와 전혀 상관이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백사장의 이같은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번 인수가 현대차와 어떤 형태로든 관련이 있지 않겠느냐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말 현대·기아차 부회장에서 퇴임한 박 전 부회장은 IMF위기 이후 정치를 하겠다며 잠시 외도를 했을때 그의 경륜과 감각을 높이 산 정몽구 회장이 재차 중용했을 정도로 인정받아왔기 때문이다.
박 전 부회장(62)은 지난 68년 현대차에 입사, 캐나다 현지법인 사장(87~89) 수출본부장(89) 자재본부장(89~90) 부사장(90~95) 울산공장장(92~95) 생산총괄본부장(95)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뒤 대표이사 사장(96~98년)과 부회장(99~03)을 역임한 대표적인 자동차 전문경영인이다.
이에 대해 최한영 현대자동차 홍보 및 마케팅담당 부사장은 "박 전 부회장이 현대정보기술 회장으로 영입된다는 얘기는 처음 듣는다"며 "현대차그룹은 현대정보기술 인수를 추진한 적도 없고, 전혀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또 일각에서는 박 부회장이 퇴임할 당시에는 정몽구 회장과 그리 원만한 관계가 아니었던 만큼 이번 인수가 현대차와 관계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다른 일각에서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측의 영입설까지 나돌고 있다. 이에 대해 노치용 현대그룹 홍보총괄 전무는 "솔직히 매수자에 대한 정보도 전혀 모르고 있다"면서 "우리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강력 부인했다.
이에 따라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는 미라콤아이앤씨 컨소시엄의 참여자에 자연스레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 부회장의 영입과 함께 불거져 나오고 있는 현대차 관련설의 사실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 잣대중 하나로 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정부 고위관료를 지냈던 인물이 컨소시엄에 상당한 자본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원인 미라콤아이앤씨 사장은 이와 관련, "현재는 컨소시엄 참여자를 밝힐 수 없지만 하이닉스의 보유지분까지 인수하게 되면 밝힐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한편 미라콤아이앤씨은 이날 오후 현대투신증권으로부터 국내 시스템통합(SI) 4위업체인 현대정보기술 지분 31.63%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또 내달초까지 하이닉스반도체로부터 현대정보기술 지분 31.97%를 인수해 경영권 인수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미라콤아이앤씨는 기업애플리케이션통합(EAI)과 공장자동화, 업무프로세스관리(BPM) 등 기업의 e비즈니스화 지원 솔루션을 개발하는 회사다.
현대정보기술은 지난 94년9월 현대전자(현 하이닉스)의 정보통신 사업을 이관받아 설립된 현대그룹 계열의 시스템통합(SI)업체로 지난 9월 누적 매출기준으로 삼성SDS, LGCNS, SK C&C에 이어 업계 4위에 올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