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CJ EN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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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무엇을 상상하든지 난 그 이상이지 - 내가 보여줄 테니 입 다물고 감상해 봐 - ♪’
지난 10일 뮤지컬 ‘킹키부츠’ 공연이 펼쳐진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롤라 역의 강홍석이 무대에 처음 등장해 시그니처 넘버 ‘랜드 오브 롤라’를 부르기 시작하자 조용했던 객석에서 환호와 박수가 터졌다. 최근 개그맨 이창호가 600만뷰를 돌파한 유튜브 콘텐츠 ‘뮤지컬 스타’에서 이른바 ‘쥐롤라’로 분해 선보인 바로 그 넘버. 2014년 초연 때부터 작품에 출연한 강홍석은 농익은 퍼포먼스로 ‘원조 롤라’다운 존재감을 보여주며 객석을 꽉 메운 관객의 기대에 부응했다.
‘킹키부츠’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폐업 위기의 수제화 공장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초보 사장 찰리가 편견과 억압에 당당히 맞서는 ‘드래그 퀸’(옷차림이나 행동으로 과장된 여성성을 연기하는 남자) 롤라를 만나 80cm 길이의 특별한 부츠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이다. 이날 공연에서는 최근까지 대학로 인기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으로 관객과 만난 신재범이 찰리 역을 맡아 강홍석과 함께 극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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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영국 노샘프턴에 있는 신발공장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한 작품이다. 1999년 BBC 다큐멘터리를 통해 ‘남자들이 신을 수 있는 큰 사이즈의 예쁜 구두’라는 틈새시장을 공략해 공장을 다시 일으킨 성공 스토리가 세상에 알려졌고, 2005년에는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뮤지컬은 2012년 시카고 트라이아웃 공연으로 첫선을 보였다. 이듬해 뉴욕 브로드웨이에 입성했고, 2014년 한국을 시작으로 캐나다, 영국, 일본, 호주 등지에서 공연하며 글로벌 작품으로 거듭났다.
실화를 기반으로 한 탄탄한 스토리가 팝 가수 신디 로퍼가 작곡한 록킹한 음악과 함께 펼쳐진다는 점이 뮤지컬화한 ‘킹키부츠’의 특징이자 매력 포인트다. 등장인물 중에선 화려하고 매혹적인 퍼포먼스와 언변으로 등장 때마다 이목을 집중시키는 롤라의 활약이 단연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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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없던 특별한 부츠, ‘킹키부츠’를 만들어내는 과정도 움직이는 컨베이어 벨트를 설치해 보는 재미를 더한 무대에서 충실히 보여준다. 비로소 ‘킹키부츠’가 탄생하는 순간에는 공장 직원들과 롤라를 돕는 6명의 ‘드래그 퀸’인 엔젤들까지 모두 합세해 ‘에브리바디 세이 예!’(Everybody Say Yeah!) 넘버에 맞춰 짜임새 있는 퍼포먼스를 펼쳐 감탄을 자아낸다.
2막부터는 찰리와 롤라가 성공으로 향하는 길에 마주하는 시련과 갈등, 내적 성장에 한층 더 초점을 맞추며 도전과 존중의 가치를 일깨운다. 롤라 캐릭터를 통해 전형적인 성장기와 성공 스토리에 유쾌함을 적재적소에 불어넣으며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라’는 메시지로 관객에게 행복감을 안기는 작품이다.
이번이 6번째 시즌이다. 국내 공연 10주년 기념 공연이라 의미가 더 깊다. 지난 10년간 작품을 빛낸 배우들이 총출동해 물오른 연기력을 뽐낸다. 이날 공연 커튼콜 땐 배우들과 관객이 ‘네가 힘들 때 곁에 있을게’ ‘삶이 지칠 때 힘이 돼줄게’ 등 긍정적 가사가 돋보이는 넘버인 ‘레이즈 유 업’(Raise You Up)에 맞춰 함께 춤추고 ‘떼창’하는 장관이 펼쳐졌다. 마치 열성 팬덤을 몰고 다니는 아이돌 가수의 콘서트 현장을 방불케 했다. 엔젤 역을 맡은 배우들이 객석까지 내려와 공연장을 누비는 팬 서비스로 열기를 한껏 더하며 관객에게 진한 추억을 안겼다.
| (사진=CJ EN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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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막을 연 ‘킹키부츠’ 10주년 기념 공연은 11월 10일까지 이어진다. 김호영·이석훈·신재범·김성규(찰리 역), 박은태·최재림·강홍석·서경수(롤라), 김지우·김환희·나하나(로렌 역), 고창석·심재현·전재현(돈 역), 고은영·이윤하(니콜라 역), 김용수(조지 역), 주민우·한준용·김강진·최재훈· 전호준·한선천(엔젤 역) 등이 무대에 오른다. 이들 중 최재림과 김지우는 10월 공연부터 합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