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못 버텨"…기업 파산신청 7월까지 역대 최대

전국 파산 신청 건수 7월 166건으로 전년비 14%↑
1~7월까지 1153건으로 전년비 33%↑ '역대 최대'
티메프 여파 도산 더해지면 2000건 훌쩍 넘길 듯
  • 등록 2024-08-21 오후 4:26:00

    수정 2024-08-21 오후 7:00:11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온라인에서 명품판매 플랫폼을 운영하던 스타트업 A사는 지난 3월 법원에 파산 신청을 했다. 잘 나가던 2019년에는 2년 만에 누적거래액이 800억원을 돌파했을 뿐만 아니라 830억원의 투자도 받았지만 코로나19가 종료되면서 사업 환경이 급변했다. 온라인 판매가 축소되면서 매출이 급감하고 적자가 이어지다 회사는 결국 부채 60억원만 남기고 투자자나 채권자에게 90% 손실을 남겼다.

(단위= 건, 2024년은 1~7월치. 자료=대법원)
중소기업, 스타트업 등 기업 파산이 역대 최대로 치솟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인 코로나19 시기의 2배에 달한다. 코로나19 충격에 고금리·고물가 등 복합위기가 가중된 결과로 풀이된다.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로 우려되는 도산까지 현실화되면 올해 법인 파산은 역대 최대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1일 대법원에 따르면 올해 1~7월까지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1153건으로 전년동기대비 33% 증가했다. 1~7월 누적치는 관련 통계 확인이 가능한 2014년 이후로 최대치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7월(566건)의 2배를 넘는 수치다. 상반기를 막 지났지만 이미 역대 가장 많은 법인이 파산을 신청했던 지난해 1657건의 70%에 달했다. 현 추세라면 올해 법인 파산은 2000건에 달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법인 파산이 증가한 것은 코로나19 이후 정부의 대출 만기 연장 및 상환 유예 조치로 버티던 중소기업이 고금리와 내수 부진이 길어지면서 한계에 이르고 있어서다. 최근 코로나 기간 유동성 폭발로 손쉽게 투자유치를 했던 스타트업도 고금리 지속으로 투자문턱이 높아지자 도산을 밟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1분기 반짝했던 경기는 다시 둔화하는 모양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은 2분기 속보치 기준으로 -0.2%를 기록했다. 민간소비는 0.2% 감소했고 설비투자는 2.1%, 건설투자는 1.1% 각각 뒷걸음쳤다. 1분기 외부감사 대상 법인기업 중 중소기업 매출은 1년 새 6.9% 줄어든 데다 영업이익률도 3.8%로 1년 전(4.7%)보다 낮아졌다.

중소기업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은행에서 중소기업이 빌린 대출 잔액은 7월말 현재 1031조 6000억원으로 올해만 31조 7000억원이 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한국은행 가중평균금리 기준으로 6월 연 5.05%로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2.86%)보다 2.19%포인트나 높다.

문제는 티메프 미정산 사태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 줄파산이 더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티메프가 회생신청에 들어가면서 채권·채무가 동결돼 중소기업이 유동성 문제에 휘말릴 수 있어서다.

신정권 티메프 피해 셀러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비대위에 참여한 450개 회사 중 70여 곳은 8월에 현금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파산이나 회생을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회생법원 부장판사를 지낸 전대규 변호사는 “경기가 전반적으로 안 좋아졌고 기업은 소비가 살아나야 하는데 물가가 높은 상황에서 소비가 살아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업이 회생보다 파산을 선택하는 이유는 이자 감당을 하지 못해 회생을 기대하기 어려워서다. 고금리 상황에서는 인수합병(M&A)도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한예슬, 결혼 후 미모 만개
  • 홍명보 '흥민아, 고생했어'
  • 첫 우승 눈물
  • 동전이?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