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티몬·위메프(티메프)가 금융당국에 제출한 ‘경영개선 이행 실적 보고서’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유치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은 번번이 달성하지 못했고, 갈수록 재무구조는 악화됐다. 금융당국이 매분기 실적 보고서를 받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 티몬·위메프(티메프) 피해자가 지난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환불 등을 촉구하는 릴레이 우산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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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국회 정무위원회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티메프의 ‘경영개선 이행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티몬·위메프는 지난 2022년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분기마다 ‘경영개선계획 이행실적 보고서’를 금감원에 보고했다. 보고서에는 직전 분기 정상화 계획과 이행 여부 등이 함께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티몬은 자기자본 개선 계획과 관련해 한 번도 달성을 이룬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2022년 6월 금감원과 경영개선협약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던 당시 22%였던 유동성 비율은 지난해 1분기 6%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유동성 비율은 올해 1분기 11%로 다소 개선됐다. 위메프 역시 자기자본 개선 계획을 달성하지 못했다. 금감원과 MOU 체결 당시인 2022년 상반기 기준 유동성비율은 37.2%, 자기자본은 -1179억원이었지만 2024년 1분기 기준 자기자본은 -2961억원으로 떨어졌고 유동성 비율은 19%를 기록했다.
티메프는 경영개선 계획 미달성 사유로 마케팅 비용 과다 지출을 꼽았다. 티몬은 2023년 3분기 “회사의 운영 기조에 따라 공격적인 판촉 운영에 따라 마케팅과 프로모션을 적극적으로 펼친 결과 관련 비용이 상승했다”고 했다.
특히 자기자본 개선의 주요 계획인 신규 투자 유치는 번번이 실패했다. 위메프는 작년 4분기 신규 투자 유치 실패와 관련 “투자 시장의 전반적인 위축으로 인해 본 기간 동안 투자유치를 달성하지 못했다”며 투자시장 환경 탓으로 돌리기도 했다.
금융당국의 부실한 감독·관리가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병덕 의원은 “이번 이행실적 보고서를 보면 티메프 재무 상황이 꾸준히 악화 추이를 보인데다 이행 계획마저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며 “금감원에서 매 분기 이런 상황을 파악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금융 당국이 이번 티메프 사태 피해를 키우는데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금감원이 지난 2년 간 실제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꼼꼼히 따져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