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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챗GPT의 등장으로 국내 근로자 57%가 일자리를 잃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들 중 74%는 가능한 많은 업무를 인공지능(AI)에 위임하겠다고 답했다.
글로벌 빅테크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AI를 도입해 제공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AI가 확산하더라도 실직 등 고용에 대한 불안보다 AI 활용에 대한 기대가 더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MS는 10일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31개국 3만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담은 ‘업무동향지표 2023’을 발표했다.
“AI, 고용 흔들기보다 업무 효율 높일 것”
MS는 조사를 바탕으로 AI가 고용 시장을 흔들기보다 일하는 방식을 바꿀 것이라 강조했다. 국내 경영자 중 AI의 가치를 ‘생산성 향상’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34%로, ‘인력 감축’이라고 답한 18% 대비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치이기 때문이다.
조사에 따르면 근로자들은 일주일 중 8.8시간을 이메일을 처리하는 데 쓰고 7.5시간을 회의 등에 사용하고 있다. 매주 이틀 이상을 이메일과 미팅 등 커뮤니케이션에 소비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비효율적인 업무 방식을 바꾸기 위해 MS는 직원들이 AI와 관련한 새로운 역량을 습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경영자 중 82%도 직원들이 AI 시대를 대비해 새로운 기술 등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AI 비서 ‘코파일럿’ 내세워 시장 공략
MS는 특히 파워포인트나 엑셀, 아웃룩 등 사용자에게 친근한 서비스에 코파일럿을 적용해 AI 서비스를 확대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이날 신규 기능도 공개했다.
먼저 협업툴인 ‘팀즈’의 화이트보드 기능에 코파일럿을 탑재해 미팅과 브레인스토밍을 더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했다. 미팅을 요약해주거나 누가 어떤 말을 했는지 놓치지 않도록 알려주기도 한다. 파워포인트에는 오픈AI의 그림 생성AI인 ‘달리(DALL·E)’를 통합했다. 사용자는 곧바로 코파일럿에 이미지를 생성해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다.
MS는 기업이 AI를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검색 결과 개선에도 나설 예정이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3월 판매 보고서’를 검색하면 해당 단어를 포함한 문서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보고서는 재무팀 아무개가 엑셀로 작성했다’는 사실을 이해한 후 관련한 정보를 찾아 보여주는 방식이다.
아웃룩과 원노트, 루프와 비바러닝 등 솔루션에도 코파일럿 기능을 추가·확대한다. MS는 선별한 글로벌 고객사 600곳을 대상으로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 얼리 액세스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고객사로부터 피드백을 받아 AI 솔루션을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MS는 우선 코파일럿을 기업용으로 제공하지만 향후에는 개인에게도 서비스를 확대할 전략이다. 다만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이지은 한국MS 대표는 “이번 업무동향지표에서 눈여겨볼 점은 대다수 근로자들이 이미 AI가 업무에 주는 이점을 잘 파악하고 있고, 기대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라며 “AI는 업무를 돕는 부조종사로서 완전히 새로운 업무 방식을 가져와 직원 개인의 창의적 업무를 돕고 조직의 성공을 도모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