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현정 인턴기자] 영국에서 뱀파이어 퇴치를 목적으로 제작된 19세기 도구함이 경매에 나와 1만3000파운드(약 2040만원)에 낙찰됐다.
| 영국 중부 더비셔에서 열린 ‘핸슨 옥션’ 경매에서 거래된 ‘뱀파이어 퇴치 도구함(Vampire-slaying kit)’. (사진=‘핸슨 옥션’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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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미국 방송 CNN은 영국 중부 더비셔에서 열린 ‘핸슨 옥션’ 경매에서 ‘뱀파이어 퇴치 도구함’(Vampire-slaying kit)이 익명의 수집가에게 팔렸다고 보도했다.
예상 낙찰가는 2000파운드(약 314만원)였는데, 실제 경매에서는 6배 이상인 1만3000파운드(약 2040만원)에 거래됐다. ‘핸슨 옥션’ 측은 “경매를 앞두고 프랑스와 미국, 캐나다 등 세계 각지의 수집가들이 관심을 보였다”라며 “이번 낙찰가는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라고 밝혔다.
나무로 만들어진 도구함은 2단으로 구성돼 있으며, 십자가와 성수, 말뚝, 성경 등 종교적 의미가 담긴 도구들이 들어 있다. 핸슨 옥션의 찰스 핸슨 대표는 “역사적 기록을 보면 19세기 유럽인들이 뱀파이어 퇴치에 상당히 진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라며 “특히 십자가, 성경 등 기독교와 관련된 물건이 괴물들을 물리치는 데 강력한 효과가 있다고 믿었다”라고 설명했다.
이 도구함은 영국령 인도에서 행정관을 지낸 영국의 남작 윌리엄 말콤 헤일리경(1872~1969)이 소유하던 것이다. 그는 유럽 민담 속 괴물들에 흥미를 느껴 관련 물건들을 다수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핸슨 대표는 “헤일리경과 같은 고위 귀족도 이런 물건을 가졌다는 점이 흥미롭다”라며 “이는 뱀파이어 전설이 일반 민중뿐만 아니라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에게 널리 퍼졌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