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 노조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장관·총수일가 퇴진 요구

제2의 진에어 사태 없도록 후속 대책 주문
"직원 근로조건 개선 위해 힘쓸 것"
  • 등록 2018-08-17 오후 3:13:01

    수정 2018-08-17 오후 3:13:01

진에어 직원들이 1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진에어 직원 생존을 위한 대국민 호소대회’를 열어 면허취소에 반대하고 있다. (사진=진에어 직원모임)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진에어(272450) 노동조합은 17일 국토교통부가 면허를 유지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김현미 국토부 장관과 총수 일가의 퇴진을 요구했다.

진에어 노조는 “처음부터 모순된 법을 억지로 적용해 직원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불필요한 사회적 논란을 만들었다”며 “무능한 ‘갑질’ 김현미 장관은 즉시 사퇴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갑질 행정 처리로 진에어 직원들을 인질로 삼고, 수많은 협력업체 직원과 주주들, 고객들에게 피해를 입힌 국토부가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책임자”라며 “이를 진두지휘한 김현미 장관은 모든 책임을 지고 국민 앞에 사죄하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제2의 진에어’ 사태가 일어 나지 않도록 후속 대책을 주문했다. 노조는 “국토부는 앞으로 제2의 진에어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항공법을 재정비하고 관리 감독을 강화하는 등의 철저한 후속 조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조는 “무책임한 총수 일가는 직원들에게 사죄하고, 진에어 경영에서 손 떼야한다”며 면허 취소 논란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 등 총수 일가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 날 것을 촉구했다.

특히 면허 취소를 놓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지만, 총수일가가 이렇다 할 사과나 사태에 대해 언급이 없는 무책임한 자세를 비판했다.

노조는 “면허취소 사태가 일어난 이후, 면허취소 철회가 확정된 지금까지도 총수일가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다”며 “수천명의 직원들을 실직의 위기로 몰아 놓고도 정작 이 사태의 원인 제공자인 본인들은 아직도 비겁하게 숨어서 책임을 피하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총수일가가 갑질 하고 숨어있는 동안 직원들이 발 벗고 나서서 진에어를 살려 냈다”며 “총수일가는 모든 경영활동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며, 진에어 전 직원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진에어 노조는 직원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박상모 진에어 노동조합 위원장은 “지난 2번의 집회와 탄원서 작성, 기금 모금 등 지지와 성원이 이번 결과의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며 “본래의 자리에서 우리가 꿈꿔오던 항공 산업의 발전과 국민 편의 증진을 위해 다시 한번 열심히 노력하면 되고, 노조도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국토교통부 김정렬 2차관은 이날 오전 10시 정부세종청사에서 한 브리핑에서 불법 등기이사 재직 논란을 빚은 진에어에 대한 면허취소 여부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취소 처분을 내리지 않기로 최종 결론 내렸다고 발표했다. 다만 국토부는 ‘갑질 경영’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킨 진에어에 대해 일정기간 신규노선 허가 제한, 신규 항공기 등록 및 부정기편 운항허가 제한 등의 제재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조현민 전무가 진에어 취항 4주년을 맞아 2012년 7월17일 오전 김포발 제주행 항공기에 탑승, 청바지 유니폼을 입고 객실승무원으로서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올해 상반기 4개 계열사에서 58억2720만원을 수령해 주요 기업 오너·임직원 중 가장 많은 급여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대한항공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조 회장은 상반기 20억766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그 밖에 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인 한진칼(16억2540만원), 한진(6억7425만원)과 미등기 상근 회장으로 재직 중인 한국공항(14억5095만원)으로부터도 급여를 받았다.

‘물벼락 갑질’로 물의를 일으켰던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겸 진에어 부사장은 상반기 대한항공과 진에어로부터 퇴직금을 포함해 총 17억4284만원을 보수로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항공은 총 8억6884만원, 진에어는 8억7400만원을 조 전 전무에게 지급했다.

대한항공은 퇴직금과 관련해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에 따라 퇴임 당시 월평균 보수, 직위별 지급률 및 근무 기간 7.5년을 고려해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진에어도 “근무기간을 6.5년으로 잡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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