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악재에 불안한 증시..'9월 위기설' 확산되나

양적완화 축소·인나미쇼크·시리아사태, 불확실성 증폭
"국내증시, 펀더멘털 견조 '재평가'..막연한 비관론 경계해야"
  • 등록 2013-08-28 오후 6:32:33

    수정 2013-08-28 오후 6:32:33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시리아 쇼크’에 글로벌 주식시장이 패닉에 빠지면서 국내 증시에 9월 위기설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인나미(인도·인도네시아 위기+쓰나미)’쇼크에 시리아 사태로 인한 충격까지 더해지면서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28일 코스피는 외국인과 연기금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치기는 했으나 장초반 1% 이상 급락세를 보이는 등 불안한 모습이 역력했다. 일명 ‘공포지수’인 변동성 지수도 3% 가까이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 증시 변동성의 진원지는 미국의 시리아 내전 개입 임박설이다. 미국 국방부장관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군사적 개입안을 보고했고 지중해 해군함에 의한 미사일 공습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뉴욕증시는 물론 유럽증시도 급락했다. 유가와 금값은 급등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국내증시에 양적완화 축소, 이머징 금융불안에 시리아 사태까지 더해지면서 9월 위기설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미국 채무한도 재협상 문제와 독일 총선 이슈 등이 불안요소이며 특히 이머징 금융불안이나 시리아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실물 경기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리스크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는 요인은 산적해 있지만 그 파고를 넘기 위한 모멘텀이 부족하기 때문에 방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시리아 사태는 유가상승으로 세계경제의 희망으로 작용하고 있는 선진국 경기회복에 약화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우려”라며 “양적완화 축소로 인한 충격이 선진국 경기회복으로 상쇄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는데 이 부분이 불안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리아사태로 당분간 국내 증시에 충격이 불가피해 당분간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만일 공습이 장기화될 경우 실물경기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신흥국 금융불안도 리스크 요인이다. 최광혁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신흥국의 통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며 “외환위기를 떠올리기에는 이른 감이 있지만 9월에도 지속된다면 시장의 우려는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신흥국 금융불안은 국내 증시가 차별화되는 계기를 가져와 수급측면에서는 오히려 긍정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9월 위기설을 둘러싼 막연한 위기감과 비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며 “양적완화 축소의 대전제가 충분히 확인 가능한 수준의 완연한 경기회복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금융시장과 신흥국에 혼란을 야기하는 방식의 급진적 출구전략 시행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신흥국의 자산버블 해소과정에서 이탈하는 글로벌 자금이 상대적으로 펀더멘털과 밸류에이션 매력을 보유한 한국증시에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인도와 인니 등에서 유출된 외국인 자금이 펀더멘털이 상대적으로 탄탄한 국내에 들어올 것으로 보여 충격이 커질 가능성은 낮다”며 “당분간 코스피는 1800~1950선의 좁은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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