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학계 "카드수수료 문제, 정부가 해결해야"

"대형가맹점들, 혜택 크고 비용 적게 내..각성해야"
  • 등록 2012-04-26 오후 6:57:59

    수정 2012-04-26 오후 6:57:59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자영업자와 학계 등은 현재 왜곡된 신용카드 수수료 시스템을 제공한 정부가 결자해지(結者解之)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2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신용카드 사맹점수수료 개편 공청회`에 참석한 패널들은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연구용역팀의 카드수수료 개선안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들은 세수확대 측면에서 시작된 정부의 카드확대 정책이 지금의 부작용을 만든 만큼 정부가 적극 나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창균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는 의무수납제와 가격차별금지제를 폐지하는 장기적인 과제를 반드시 수행해야 한다"며 "단기과제에만 급급할게 아니라 언제까지 이를 행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라"고 주장했다.

김광기 중앙일보 경제선임기자도 "시장에서는 카드로 결제할 때보다 현금으로 낼 때 가격을 깎아주는 현상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며 "정부가 가격차별화 금지 규정과 의무수납제 폐지에 앞장서달라"고 요구했다.

반면 소비자를 대표하는 업계 관계자들은 보다 신중히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서영경 서울 YMCA팀장은 가격차별 금지 규정 폐지에 대해 "가맹점수수료율이 업종별, 업소별로 다른데 과연 수수료율을 일일이 확인해 차별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며 "오히려 가맹점은 현금거래할 때의 가격할인을 염두하고 당초 가격을 높게 부를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의무수납제가 지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맹점에 어렵다고 해서 거부권을 주면 또 다른 시장혼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가맹점들의 행태에 쓴소리도 쏟아졌다. 자영업자를 대표하는 오호석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회장은 "대형가맹점들은 카드사의 부가서비스 혜택을 가장 많이 누리면서 수수료는 가장 적게 내는 비정상적인 구조"라며 "그 비용을 힘 없는 자영업자들이 부담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김 경제선임기자는 "대형가맹점들은 카드결제망과 사회적 인프라를 원가도 안되는 수준에서 이용하고 있다"며 "원가에 맞추는 적정한 비용을 부담하는 방향으로 나갈 수 있게 업계에서 자정적으로 움직여줘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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