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등급 허리케인 '플로렌스' 온다…美동부 '초긴장'

"플로렌스, 5등급 격상 가능성…해일·강풍 피해 우려"
"100만명 이상 대피할 수도"…노스캐롤라이나 첫 강제 대피령
사우스캐롤라이나·버지니아·메릴랜드도 비상 선포 후 대피령
식료품 가게·주유소 등 피난민으로 인산인해
  • 등록 2018-09-11 오후 12:41:06

    수정 2018-09-11 오후 12:41:06

미국 항공우주국(나사·NASA) 우주정거장이 10일(현지시간) 촬영한 대서양 위의 허리케인 ‘플로렌스’의 모습. (사진=AFP PHOTO)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허리케인 ‘플로렌스’가 미국 동부 해안에 접근하고 있다. 5등급 격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노스캐롤라이나·사우스캐롤라이나·버지니아·메릴랜드주 등지에서 주민 100만명 이상이 대피해야 할 수 있다고 CNN 등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허리케인 플로렌스 규모가 지난 12시간 동안 풍속 30마일(약 48km)에서 60마일(약 97km)로 두 배 성장했다고 밝혔다. 또 최고풍속이 시속 130마일(약 209km)에 달해 카테고리 3등급에서 4등급으로 격상시켰다고 전했다.

허리케인 풍속이 시속 111마일(약 179㎞)을 넘어가면 카테고리 3등급에 해당되며, 풍속에 따라 최고 5등급까지 있다. 카테고리 3∼5등급은 메이저급 허리케인으로 분류된다. 센터는 “플로렌스가 지속적으로 강력해져 내일 카테고리 5등급까지 세를 키울 수 있다”며 “폭풍우를 동반한 해일 및 강풍에 따른 피해가 우려된다”고 예측했다.

노스캐롤라이나·사우스캐롤라이나·버지니아·메릴랜드주에선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첫 대피령은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나왔다. 브런즈윅, 커리턱, 데어, 하이드, 뉴하노버, 온슬로우 등 6개 카운티에는 이날 밤 강제 대피령이 내려졌다.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주 주지사는 “허리케인 플로렌스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오늘 대피령으로 플로렌스에 따른 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연방 차원의 재난지역 선포를 요청했다.

187마일(약 300km) 길이의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해안을 따라 위치한 8개 카운티에도 다음 날인 11일 정오를 기해 강제 대피령이 발효된다. 헨리 맥매스터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우리가 맞이하게 될 이건 진짜 허리케인이다. 우리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민 단 한 명의 생명도 위험에 빠트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허리케인으로 100만명의 주민이 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허리케인 플로렌스가 북동부 해안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에 따라 버지니아주와 메릴랜드주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역대 최대 규모의 홍수가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 허리케인에 따른 사망자 대다수가 침수로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다.

버지니아주 랠프 노덤 지사도 해안지대 주민들에게 강제 대피령을 내리고, 11일 오전부터 피난을 권고했다. 허리케인의 영향권에 드는 버지니아주 주민은 24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비상사태 및 대피령 선포 이후 수만명의 주민들이 대피 준비에 돌입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주민 크리스탈 키르완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서 이날 저녁 집을 비우고 아이들과 함께 델라웨어주 도버에 있는 본가로 향했다. 그는 “여기보다는 더 안전할 것 같다”고 말했다.

11일(현지시간) 정오를 기해 강제 대피령이 내려진 사우스캐롤라이나 해안 지역.
대피령이 내려진 지역 주유소는 연료를 채우려는 주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식료품 가게에서는 물, 우유, 빵 등 비상식량이 불티나게 팔렸다. 배터리와 배터리, (강풍을 막기 위한) 합판은 일찌감치 동이 났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윌밍턴의 홈디포 점원 빌리 니븐스는 이날 오후 “물, 합판, 발전기, 손전등, 프로판, 5갤런짜리 가스캔이 매진됐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이들 지역에서 대피를 준비하는 주민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올라오는 등 다른 지역들도 대부분 비슷한 상황으로 전해졌다.

한편 아메리칸항공, 사우스웨스트항공, 젯블루항공 등 일부 항공사들은 허리케인 접근 지역으로 향하는 고객들에게 예약 변경 수수료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인스타그램에 게재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윌링턴의 주유소 모습.(사진=CNN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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