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이학선기자] "OK! BOK!"
한국은행(Bank Of Korea)이 움직이면 서울 외환시장에서 불안감은 말끔히 사라진다.
환율은 G7(서방선진7개국) 재무회담을 계기로 한 매도세 영향으로 지난 13일 35개월만에 최저치인 1144원대로 떨어진 뒤 불과 2주만에 1180원대로 급반등했다. 한은의 `OK 사인`이 떨어지기 전에는 외환시장에서 투기세력이 발붙일 공간이 없다는 점이 확인된 것.
환율 급락을 성공적으로 방어하며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야전사령관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는 이영균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최근에는 널뛰기 장세를 보이고 있는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 국장은 외환위기 시기인 98년 국제국 외환분석실장을 역임한 위기극복의 산 증인으로, 올해 5월부터 국제국장으로서 외환시장의 일거수 일투족을 살피고 있다.
그는 "시장질서 교란 세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최근 위안화 절상 등에 베팅하는 투기세력이 국내 시장으로 들어오는 것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명확히하고 있다.
이 국장을 만나 최근 시장 상황과 향후 전망 등을 들어봤다.
이 국장은 최근 환율 급등락과 관련, "과매도 그 자체에 이미 투기적 요소가 있었다"면서 "최근 급등으로 그런 세력들이 상당히 손해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당분간 환율이 1140원대로 내려가기는 힘들 것"이라며 "잘못된 예측 결과를 실감한 참가자들이 많았던 만큼 섣불리 하락을 시도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단 최근 환율 반등이 그동안 급락을 유도했던 투기세력에 대한 충분한 경고가 됐다는 판단.
엔-원 동조현상을 믿고 환율하락을 예상했던 이들에게도 일침을 가했다.
이 국장은 "한국과 일본의 경제상황을 감안하면 디커플링(비 동조화)이 자연스럽고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과 일본은 경기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는데 우리는 그렇지 않다"면서 엔/원 환율 상승을 각국의 경제상황을 반영한 결과로 해석했다.
일시적인 환율 급등락을 지속적으로 제어하겠다는 의지는 확고했다.
그는 "스무딩 오퍼레이션은 거시경제적인 목표에 따라 `충격 완화`라는 대전제 하에 이뤄지는 것"이라며 "이러한 차원의 개입은 국제적으로도 용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정부의 스무딩 오퍼레이션에 기대 기업들이 환리스크 관리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빼놓지 않고 있다.
이 국장은 "개방 체제에서 시장은 항상 살아서 움직이고 이에 따라 환율도 변한다"며 "(기업들은) 외환당국이 환율을 어느 정도 유지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환리스크 헤지 비용은 환차손으로 발생하는 비용에 비해 아주 미미하다"면서 "기업 경영진이 환리스크 방지 대책을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외환거래시간 변경과 관련해서는 "내년에 시행될 가능성은 절반정도"라며 "아직 외환시장운영협의회에서 합의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은행 영업시간이 9시로 앞당겨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며 "외환시장만 먼저 9시에 개장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균 한국은행 국제국장 프로필
1948년 10월 출생
1972년 3월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및 한국은행 입행
1982년 5월 미국 Indiana Univ. 대학원 졸업(경제학 석사)
1988년 12월 자금부 과장
1990년 12월 런던사무소 과장
1996년 3월 인사부 부부장
1998년 5월 국제부 외환분석실장
1999년 5월 워싱턴사무소 소장
2002년 6월 비서실장
2003년 5월 한국은행 국제국장
(보다 자세한 인터뷰 기사는 10월27일 2시29분부터 35분까지 2회에 걸쳐 edaily의 유료 외환정보 프로그램인 `FX플러스`를 통해 출고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