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친형’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별세…향년 89세

6선 의원 출신…2006~2008년 국회 부의장 역임
MB캠프 자금·조직 지휘하며 이명박 대통령 만들어
저축은행 사건으로 첫 현직 대통령 친형 구속 사례
포스코 일감몰아 주기로 1년3개월 실형 선고 받아
  • 등록 2024-10-23 오전 11:14:48

    수정 2024-10-23 오후 7:11:06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친형이자 6선 국회의원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23일 향년 89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26일 서울 압구정 소망교회 선교관에서 엄수된다.

1935년생인 고인은 일본에서 태어나 포항 동지상고를 졸업 후 육군사관학교(14기)에 입교했으나 부상으로 중퇴 후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1961년 코오롱그룹에 입사해 1984년 코오롱상사 사장까지 올랐다.

전문 기업인으로 이미지를 굳힌 고인은 1988년 13대 총선에서 보수정당인 민주정의당 후보로 당선(당시 경북 영일·울릉 지역구)된 후 이후 2008년 18대까지 6선 의원을 지냈다. 1998~2000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을 역임하는 등 2008년 이명박 정권 출범 전부터 정치적 입지가 탄탄했다. 국회부의장은 17대 국회 후반기인 2006~2008년에 역임했다.

고인은 MB 대선 출마 당시 대선 자금 조달을 주도한 동시에 조직관리도 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명박 전 대통령도 고인의 도움이 없었다면, 라이벌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을 당내 경선에서 꺾고 대통령까지 당선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이후 고인은 MB정권 당시 이재오, 고(故) 정두언과 함께 상왕으로 불리며 막강한 실권자로 꼽혔다. 이 시기 포항항만 정비사업 등 지역구와 관련된 대형 예산을 줄줄이 따내면서 이른바 ‘형님예산’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포항에는 최근 고인의 공적비가 세워지기도 했다.

하지만 MB정권 후반기부터 고인은 불법 정치자금 사건 등으로 실형을 선고 받는 등 많은 구설수에 올랐다.

고인은 2011년 이후 비서 이름의 차명계좌에서 솔로몬 저축은행 등으로부터 수 억원의 부정자금이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19대 총선에 불출마 했고, 2012년 구속됐다.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의 형이 구속된 사례다. 이후 대법원에서 징역 1년2개월 실형이 확정돼 복역 후 2013년 만기 출소했다.

이어 2015년에는 뇌물을 받고 특정 협력업체가 포스코 일감을 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로 다시 기소됐다. 해당 혐의도 유죄가 인정되면서 고인은 2019년 5월부터 2020년 8월까지 1년3개월 실형을 거친 뒤 만기 출소했다. 고인은 2018년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혐의로 조사를 받았으나 해당 사건으로 처벌받지는 않았다.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2016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 포스코 일감 몰아주기 공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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