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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평은 석유화학 업계의 불황 만성화 이유로 수요 부진을 꼽았다. 누적된 공급 부담을 상쇄할 만큼 수요가 단기적으로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석유화학업계는 지난 2022년부터 올레핀 위주 업체들을 중심으로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다운스트림 및 비화학부문의 실적 저하도 두드러지며 산업 전반에 걸쳐 이익 창출력이 악화되고 있다. 여기에 신사업 관련 투자 자금 지출은 확대로 차입 부담이 확대 추세다.
한신평에 따르면 과거 50%에 육박했던 국내 화학 업체들의 중국 수출 비중은 2021년부터 점진적으로 감소해 현재 40%를 하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설비 가동률 기준 2027년에 저점을 형성해 2028년부터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있다”면서도 “이는 프로필렌의 공급량이 수요량과 비슷한 수준으로 감소한다는 것을 전제하기 때문에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롯데케미칼의 경우 신용드급 하향이 가시화될 수 있다고 봤다. 롯데케미칼의 그룹 내 비중을 고려하면 관계사들의 연쇄 신용등급 하향도 우려된다는 게 한신평의 판단이다.
이어 “롯데지주와 롯데렌탈, 롯데캐피탈, 롯데물산 등은 동반 하락 가능성이 있다”며 “지분매각을 비롯한 구조조정 상황을 감안해 시간을 두고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체별로 보면 금호석유화학과 DL케미칼 등 일부를 제외하면 실적 부진에 따른 신용등급 하향 압력이 높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은 현 매출 구조하에서 유의미한 단기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SK어드밴스와 효성화학의 경우 프로필렌계열의 과중한 공급 부담이 지표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레핀 기초 화학 위주 업체들은 수익성 뿐만 아니라 재무안정성도 부진하다”며 “HD현대케미칼은 영업보다는 재무적 부담 요인이 더 높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석유화학 세션에 앞서 진행된 철강 세션에서는 철강업계의 업황이 좋지 않으나 당장의 신용 위기는 없을 것으로 진단했다.
정익수 한신평 연구원은 “높은 건설 의존도에 따른 한계 봉착과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 따른 수출 판로 확보 차질 등 업황이 좋지 않다”며 “국내 철강사가 재무력을 보강한 덕에 단기간 내 위험은 없지만 실적 부진이 예상보다 길어질 경우 신용도 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