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주 방심위원장 "정당민원 폭증 속 방심위 거버넌스 고민"

위원장 임기 1년 7개월만 첫번째 기자간담회
5기 위원회 반환점 돌며 그간 소회 밝혀
"표현의 자유, 최소규제원칙 지키고자 노력"
해외사례 연구통해 방심위 거버넌스 제언
  • 등록 2023-02-22 오후 3:32:57

    수정 2023-02-22 오후 4:39:32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22일 서울 양천구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방심위 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22일 출입기자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치 심의 시비를 극복하는 문제를 5기 방심위가 끝나기 전의 중요한 숙제로 여기고 있다”며 방심위 거버넌스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정당민원 폭증…“6대 3 구조 근원적 굴레”


정 위원장은 이날 양천구 목동 한국방송회관 기자간담회에서 “1년 반 이상을 직접 경험하며 느낀 것은 정치심의”라며 “사실 우리가 하는 심의의 99%는 비정치적인데 1% 때문에 방심위가 정치적 논란에 휘말려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이 기자회견에 나선 것은 5기 방심위가 출범한 지 약 1년 7개월 만이다. 방심위 측은 5기 방심위의 임기가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 그간의 성과와 소회를 밝히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방심위에 따르면 방심위 출범 직후인 2008년부터 2013년까지 6년간 정당이 접수한 민원은 1건에 불과하지만 2014년부터 서서히 늘어나 2017년 906건으로 폭증했다. 2018년은 262건으로 줄어들었지만 서서히 다시 늘어나 2022년에는 1687건에 이르렀다. 지난해 정당발 민원은 국민의힘 1369건, 더불어민주당 318건으로 각각 집계됐다고 하다.

그는 “이는 방심위의 구성이 6대 3이라는 정치적 구조에서 오는 근원적 굴레가 아닌가 생각한다”라며 “또 정당 민원이 제기되는 과정 자체가 매우 정치적”이라고 원인을 꼽았다. .

방심위는 총 9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는데 통상 여야 6대 3구조다. 현재 5기 방심위는 문재인 정부에서 구성됐기 때문에 문재인 전 대통령이 추천한 정 위원장과 옥시찬·김유진 위원, 국민의힘이 추천한 황성욱 상임위원과 김우석·허연회 위원, 민주당이 추천한 이광복 부위원장과 정민영·윤성옥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정 위원장은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사무처에 팀을 꾸려 외국의 방송 또는 통신 심의 규제 기구는 거버넌스가 어떻게 구성돼 있고 방송심의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자세한 연구를 할 계획”이라며 “연구결과가 나오면 5기가 거버넌스 개선 구조를 제언해 사회적 환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5기 위원회가 ‘표현의 자유 보장’과 ‘최소 규제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했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지난 1년 반 동안 방송심의 법정 제재 241건 가운데 시사 보도 프로그램에 대한 법정 제재는 7건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특히 시사 보도 프로그램에 대한 정당 민원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결과여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방심위 설립 법안을 보면 외부의 어떠한 정치적 압력으로부터도 독립적이고 중립적이어야 한다는 게 나와 있어 그 법 정신을 준수하면 된다고 본다”고 힘줘 말했다. 이러한 점을 들어 최근 새롭게 임명된 MBC 사장 건 등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심의 과정에서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어 언급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

마약·도박 분야 인력·예산 보충, 전자심의 도입이 가장 시급

정 위원장은 마약·도박 등에 대한 전자심의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방심위 출범 당시 심의 안건이 3만건 정도였는데 지난해 23만 4000명이었다”며 “심의안건 건수는 8배 늘었는데 인원은 그에 맞춰 늘지 못하며 대다수 안건을 1~2명이 처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방심위에 따르면 인터넷상 불법·유해 정보를 다루는 통신심의국의 인원은 총 41명(일반직 33명+기능직 8명)이다. 도박류와 마약류 정보 인원이 그나마 각각 4.4명과 4명으로 가장 많고 불법금융, 개인정보침해, 장기매매, 폭력·잔혹·혐오 정보 등 대다수 안건을 1명에서 2명이 다루고 있다.

정 위원장은 “당장 급한대로 마약, 도박은 파급효과가 너무 크기 때문에 디지털 성범죄처럼 전자심의제도가 도입되고 인력이 확충됐으면 좋겠다”며 “디지털 성범죄의 성공사례를 마약·도박에도 적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N번방 사건 등을 계기로 4기 위원회에서 출범한 디지털성범죄 전담부서는 전자심의 도입과 인력 20명 확충, 예산 15억원 등이 보강되며 처리 기간이 3일에서 하루로 대폭 단축됐다.

다만 정 위원장은 불법사이트의 대체 사이트 등을 전자심의 등을 통해 심의기간을 줄이는 것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로 봤다. 최근 영화,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등 콘텐츠를 불법복제해 스트리밍하는 사이트가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방심위 역시 해당 사이트를 불법사이트 심의해 폐쇄조치했지만, 문제는 해당 사이트가 인터넷주소(url)만 살짝 바꾼 채 계속 인터넷상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런 대체사이트에 대한 대응을 빠르게 하기 위해 방심위의 심의과정 없이 수사기관 등이 즉각 폐쇄조치를 하거나 전자심의를 통해 심의기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 위원장은 “정부가 유해·불법 정보를 직접 차단하면 이는 사전 검열이라고 본다”면서 “절차적 정당성을 위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방심위의 사전 심의 없이 제재를 가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라고 말했다. 전자심의에 대해서도 “도박·마약처럼 대체 사이트 문제가 심각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며 “일단 도박·마약 쪽으로 인력·예산을 확충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으아악! 안돼! 내 신발..."
  • 이즈나, 혼신의 무대
  • 만화 찢고 나온 미모
  • 지드래곤 스카프 ‘파워’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