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팅 연습기를 디지털로, 박용길 디엠비에이치 대표

대우전자·인바디를 거쳐 2003년 창업
세계기능올핌픽 국가대표 감독 맡기도
아날로그에 머물던 퍼팅 연습기를 디지털로
  • 등록 2016-05-11 오후 3:06:30

    수정 2016-05-13 오후 2:25:11

[부천=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아직 디지털 퍼팅연습기 시장은 걸음마 단계죠. 미래가 밝다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퍼팅연습기 ‘인버디’를 만드는 박용길(52·사진) 디엠비에이치 대표의 이력은 독특하다. KAIST 박사 출신인 그는 2007년부터 2013년까지 세계기능올림픽 모바일로보틱스 부분 국가대표 감독을 역임했다. 로봇분야에도 조예가 깊던 그를 한 대학교수가 눈여겨보고 한국산업인력공단에 추천해 국가대표 감독까지 연이 닿은 것이다.

인버디의 가장 큰 장점은 실제 퍼팅 거리 표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2m 남짓 되는 매트에 퍼팅하면 최고 20m까지 퍼팅 거리를 환산하고 분석해 기기에 표시된다. 퍼팅을 할 때마다 공의 각도도 표시할 수 있다. 지난달 출시한 ‘인버디스마트’는 전용 애플리케이션(앱)과 연동해 퍼팅연습한 자료를 스마트폰에 저장·관리할 수 있다.

디엠비에이치는 인버디 외에도 공업고등학교에서 실습용으로 사용하는 ‘산업용 로봇 키트’를 납품하고 있다.

30세에 박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1993년 대우전자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지금은 익숙한 단어지만 1990년대 초반에는 생소했던 지능형 빌딩 시스템, 통합 보안 시스템 등 연구를 진행했다.

지난 1997년 그는 평소 알던 선배의 권유로 체성분분석기로 유명한 인바디(041830)(당시 바이오스페이스) 연구소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박 대표는 “외환위기로 모두 힘들 때였지만 병원에 납품하던 인바디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40세에는 독립을 꿈꿨던 그는 지난 2003년 현재 공동 대표로 있는 부인과 함께 디엠비에이치를 설립했다. 박 대표는 2000년 중반까진 자체 제품개발보단 각종 기술개발 용역을 맡으며 회사를 꾸렸다.

그를 퍼팅연습기 시장에 이끈 건 우연한 기회였다. 2005년 한 지인이 박 대표에게 골프 센서 제작을 의뢰했다.

스크린골프장이 태동하던 시기였던 당시 박 대표는 센서 기술 연구에 들어간다. 기술적으로는 성과를 냈지만 해당 기술을 응용한 회사는 사업에 성공하지 못했다. 스크린골프 1위 기업인 골프존(215000)이 적극적인 사업확장 등을 통해 관련 큰 인기를 끌면서 박 대표의 골프 연구 제1막은 막을 내린다.

2011년 박 대표는 사업 자본이 많이 필요한 스크린골프장 관련 연구보단 큰 자본이 들지 않는 퍼팅 연습기에 관심을 갖게 된다. 그렇게 인버디라는 이름으로 디지털 퍼팅연습기가 세상에 나왔지만 크게 성공하진 못했다.

그는 “회사 규모가 작아 예상치 못했던 오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전형적인 공학도인 연유로 기술 개발에만 신경쓰고 마케팅과 영업분야에는 경영 마인드가 부족했다”고 회고했다.

인버디가 출시된 지 1년 후부터 유통업자들이 찾아왔다. 이 때부터 인버디 판매량도 조금씩 늘었다.

박 대표는 2014년 마케팅의 중요성을 깨닫고 본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그는 “유통 마진을 없애 가격을 낮추고 오픈마켓에 직접 제품을 올리는 등 홍보를 시작하자 소비자들의 호응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의 지원을 받아 라디오 광고도 하고 있다.

그는 “전 세계에서 디지털 퍼팅연습기를 만드는 회사는 거의 없다”며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디엠비에이치의 지난해 매출액은 7억원. 아직은 인버디보다 산업용 로봇 키트 ‘글로봇’의 매출 비중이 더 높다. 올해는 10억원의 매출이 목표다. 박 대표는 “디지털퍼팅연습기 시장은 한국이나 일본처럼 아파트가 많은 국가가 유리하다”며 “향후 일본 시장에도 수출을 계획 중”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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