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의 박수동·류병기·정재환 박사팀이 원자력전지의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열전효율 공식을 제시하고, 기존보다 효율을 3% 더 높일 수 있는 적층형 열전 발전소자를 개발했다. 우주가 아닌 지상에서 검증을 받은 기술이고 실제 방사성동위원소를 적용한 연구는 아니지만 앞으로 우주탐사를 비롯해 폐열발전소, 통신 장비, 전기차 배터리 온도 제어 등 다양한 산업에 활용할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관심이다.
특히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독일항공우주연구원의 성능 검증을 받았고, 지난 달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한·독 열전발전 워크숍’에서 현지 기업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전기연과 독일항공우주연구원이 다른 물질계를 활용한 ‘하이브리드형 적층 복합 열전발전소자’를 함께 개발하겠다는 목표도 공유했다.
파벨 지올코브스키(Pawel Ziolkowski) 독일항공우주연구원 쾰른 재료연구소의 열전기능물질 연구부 부부장은 “한국의 열전발전 기술이 국제적으로도 우수한 수준을 자랑한다”며 “신개념 열전방정식이 적용된 소자가 원자력전지의 성능을 높이고, 인류 우주 탐사 영역을 넓히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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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동 한국전기연구원 박사는 “원자력전지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한 ‘발열체’와 열을 이용하여 전기를 만드는 ‘열전발전소자’가 핵심 기술인데 플루토늄 등은 핵무기 활용 가능성 등으로 국제적인 제약이 있어 발열체는 본격개발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도 “열을 가지고 전기를 만드는 열전 소자 만큼은 국내 고유의 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 결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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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연의 열전 적층 설계 프로그램과 이 공식을 이용하면 고효율화를 위한 수백만 개 이상의 열전반도체 적층 조합을 예측할 수 있다. 설계·탐색 시간도 수백 배 이상 빠르다. 1개 단위 열전반도체의 성능에 의존하거나, 과거 경험만을 바탕으로 진행했던 기존 방식과 차이가 있는 셈이다.
전기연은 이러한 원천기술을 이용해 설계된 적층형 열전발전소자를 실질적으로 합성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실험을 통해 섭씨 500도 이상의 조건에서 기존 단일방식 소자보다 효율이 3%이상 높게 나타났다. 수 밀리미터(mm) 높이에서 2~4층의 적층을 가능하게 하는 소자 설계, 합성 기술도 확보해 가벼우면서도 작은 보조전원을 만들어 소형위성, 로버 등에 활용성을 높였다.
박수동 박사는 “우주라는 극한의 환경에서 태양 없이 전기를 생산하려면 원자력전지가 필요하며, 추울때는 탐사선을 보호하는 장치로 쓰는 원자력 전지가 필수”라며 “새로운 공식을 만들어 효율을 높이고, 장치를 작게 만들 가능성을 제시했기 때문에 앞으로 달착륙선 등에 활발하게 쓰였으면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