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 하원은 전체 회의를 열고 찬성 216표 대 반대 210표로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에 대한 해임 결의안을 의결했다. 매카시 의장의 임시 예산안 합의에 반발한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에 민주당까지 가세하면서 해임 결의안이 가결됐다. 미국이 건국된 이래 하원의장 해임 결의안이 가결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매카시 의장은 회의 이후 기자들에게 “하원의장직에 재출마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차기 의장으로 가장 먼저 꼽히는 인사는 하원 내 공화당 이인자인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원내대표다. 원내 삼인자인 톰 에머 원내총무나 강경파를 이끌고 있는 맷 게이츠 의원도 스컬리스 대표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스컬리스 대표는 감세와 작은 정부, 총기 소유를 옹호하는 보수파로 꼽힌다. 과거 백인 우월주의 단체 큐클럭스클랜(KKK) 모임에서 연설한 사실이 드러나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현재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으로 투병하고 있는 게 변수다.
임시 의장인 맥헨리 의원도 차기 의장 후보로 오르내린다. 현재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위원장인 맥헨리 의원은 매카시 의장의 측근으로 꼽힌다. 부채한도 상향 협상에 이어 임시 예산안 합의를 이끌었다. 이 때문에 당내 강경파로부턴 비난을 받았다.
누가 차기 의장이 되든 해임 결의안 가결 이후 혼란을 수습하고 셧다운을 막아야 하는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한다. 올 초 매카시 의장 선출 당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15번이나 하원의장 선거를 치러야 했던 상황이 되풀이될 수 있다. 민주당 소속 헨리 쿠엘라 하원의원은 “지금 우리는 예산 협상을 하고 있었다. 우크라이나·국경 문제도 있다. 그런데 공화당 안에선 내전이 벌어지고 있다”며 “모든 문제가 이 싸움이 끝날 때까지 해결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