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쳤는데 못 일어나더라”… 온몸 멍든 채 숨진 초등생 계모의 주장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온몸 멍든 채 숨진 12살 초등학생의 계모가 경찰 조사에서 “사망 당일 아이를 밀쳤다”며 “아이가 넘어지더니 일어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12살 초등학생 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계모 A씨와 친부 B씨가 지난 10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4일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에 따르면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로 구속된 A(43)씨는 전날 경찰 조사에서 이같이 진술했다. 그는 “아이가 넘어지더니 일어나지 않았다”며 “아이 상태가 이상해서 남편에게 연락을 했다”라고 말했다.

아이의 친부이자 남편 B(40)씨는 당일 직장에 출근했다가 A씨의 연락을 받고 집에 돌아와 오후 1시 44분께 119에 신고했다. B씨도 아동복지법상 상습 아동학대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A씨 부부는 평소 숨진 C(12)군을 때린 적이 있다며 아이를 폭행한 혐의를 일부 인정했으나 구체적인 횟수와 방식 등에 대해서는 제대로 진술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들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한 결과 학대를 짐작할 수 있는 정황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C군은 사망 당시 몸무게 30㎏에 불과해 또래보다 훨씬 마른 상태였다. 그러나 A씨 부부는 “아이를 굶긴 적은 없다”라고 주장했다. C군은 평소 별다른 지병은 없었다.

경찰은 이들의 학대와 C군의 사망 간 관련성을 추가 조사한 뒤 A씨에게 형량이 더 무거운 아동학대살해죄를 적용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고 있다. 아동학대살해죄가 적용되면 사형·무기징역이나 7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미필적 고의에 따른 살인에 해당하는지를 따져 죄명 변경을 검토한 뒤 이들 부부를 이번 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A씨는 지난 7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의 한 아파트에서 의붓아들인 C군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B씨도 평소 상습적으로 C군을 때리는 등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숨진 C군의 온몸에서는 외부 충격으로 생긴 타박흔으로 추정되는 멍 자국이 발견됐다. A씨 부부는 당초 경찰 조사에서 C군 몸에 든 멍에 대해 “자해해서 생긴 상처”라며 학대 혐의를 부인했다. 이후 “아이가 말을 듣지 않아 때렸다”고 진술을 번복하면서도 “훈육 목적이었다”고 주장했다.

C군은 지난해 11월 24일부터 최근까지 학교에 계속 결석해 교육 당국의 집중 관리 대상이었다. 이에 대해 A씨 부부는 “필리핀 유학을 준비 중이어서 집에서 가르치는 ‘홈스쿨링’을 하고 있다”며 학교 측의 각종 안내도 거부했다.

C군의 친모는 언론을 통해 “아들이 너무 말라 뼈가 살을 뚫고 나올 정도였다”며 A씨 부부에 대한 엄벌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