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온라인거래소로 도매 마진 낮춘다…유통비용 年 2.6조↓

농식품부, 농산물 유통구조 선진화 방안 발표
2027년까지 스마트산지유통센터 100개소 구축
소비자 맞춤 상품 선별 및 포장…전체 공정 자동화
농촌 고령화에 디지털화 정착 우려도
  • 등록 2023-01-10 오후 2:12:33

    수정 2023-01-10 오후 2:12:33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정부가 불필요한 농산품 유통비용을 줄이기 위해 유통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낸다. 산지에서 1인가구 증가 및 변화한 식습관에 직접 대응할 수 있도록 스마트산지유통센터(APC)를 구축한다. 온라인 도매거래소를 만들어 도매 수수료도 낮춘다. 이를 통해 2027년에는 연간 2조6000억원의 유통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목표다.

2022년 추석을 앞두고 분주한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사진=연합뉴스)
농림축산식품부는 10일 이같은 내용의 ‘농산물 유통구조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농산물 유통비용은 인건비, 임대료 등 도·소매비용 증가에 따라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2001년 농산물 가격의 43.7%였던 유통비용은 2020년 47.5%로 증가했다.

이에 농식품부는 우선 주요 산지에 스마트산지유통센터(APC)를 구축해 생산 및 유통 구조를 효율화 한다. APC는 로봇과 같은 첨단 장비를 이용해 농산물 선별·포장 등 전체 공정을 자동화 한 시스템으로 소비자 요구에 맞는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상품 입고에서 출고까지 각종 유통정보가 자동적으로 생성되는데, 이를 통해 시장분석, 재고관리, 출하시기 등을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가정간편식(HMR)·반가공 등 맞춤형 상품 개발 및 대량구매처를 대상으로 직접 판매가 가능해 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는 농산물이 전국에 수백개가 넘는 도·소매를 통해 5~7단계의 복잡한 경로를 거치기 때문에 소비자가 원하는 적합한 상품을 연중 대량 공급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홍인기 농식품부 유통정책과장은 “대형유통 플랫폼이 산지까지 들어와서 직거래 하는 등의 유통 비효율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15곳을 구축하고 2027년까지 100곳으로 늘려 원예농산물 생산액의 50%를 APC에서 취급하겠다는 방침이다. 올 상반기 중에는 사과, 배, 감귤, 토마토, 파프리카, 수박, 참외, 양파, 마늘, 감자 등 10개 품목 스마트 APC 표준모델을 마련한다. 또 전국 5개 권역에 APC 등 다양한 산지에서 농산물을 수집, 유통기업 대형물류센터나 도매시장 등에 공급하는 복합물류 거점도 조성한다.

스마트산지유통센터(APC) 금산 만인산농협(사진=농림축산식품부)
농산물 온라인거래소로 도매 수수료 7%→5%로 절감

농산물 온라인거래소를 만들어 비효율적인 물류체계도 개선한다. 현재는 거래량이 많은 대도시 도매시장 중심으로 물류체계가 갖춰져 있어, 농산물이 수도권에 주로 집중돼 있다. 이에 일부 지방 도매시장에서는 산지와 가까이 있어도 수도권에 있는 도매시장에서 직접 물건을 떼와 다시 거래하는 역물류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온라인 거래소에서는 도매업자들이 전국 어디서나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한다. 거래 방식은 농수산물 도매거래 방식과 같이 입찰·정가 거래를 진행한다. 구매자가 거래물량을 사전 예약해 희망하는 날짜에 받아 볼 수 있는 온라인 거래 특성을 살리고, 구매자가 희망하는 조건에 판매자가 판매금액을 제시하는 역경매 등 다양한 거래 방식도 도입한다.

온라인 도매를 통해 거래수수료도 저렴해질 전망이다. 최대 7% 수준인 지금의 위탁수수료를 5% 수준까지, 온라인 플랫폼 사용료는 0.5%에서 0.3%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송품장도 디지털화 한다. 전자송품장 도입해 출하처와 품목, 매매방법, 운송수단 등 출하정보를 디지털화 한다. 농수산물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시장별 출하·구매 예측시스템도 구축한다. 또 전자송품장 활용이 빠르게 정착할 수 있도록 가락시장에서 무, 양파, 배추 등 대량거래 품목부터 시범 실시 한다. 이후 전국적으로 사용을 의무화한다.

일각에서는 고령화된 농촌 인구에 디지털 시스템이 잘 정착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종구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산지 생산자들은 모든 수확물을 APC에 맡기면 알아서 포장·판매를 해줘서 디지털화에 따른 어러움은 없을 것”이라며 “온라인 도매시장 역시 도매업자 및 운송기사들이 주 대상이어서 직접적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는 농업인들도 많이 훈련이 돼야 한다”며 “디지털화가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교육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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