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속도 늦춰도 집값 하락 여전…강북 10억클럽 속속 탈락

부동산원, 12월 3주 주간 아파트 동향
전국 0.5% 하락..9주 연속 사상 최대 하락률 경신
경기 광명·부천·안양 동안구 등 1% 넘게 빠져
"금리인상 예상에 관망세 짙어..급매물 위주로 거래"
  • 등록 2022-11-24 오후 2:00:39

    수정 2022-11-24 오후 9:21:26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전국 집값이 9주 연속 사상 최대 하락률을 기록하며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베이비스텝으로 인상 속도를 줄였지만 6연속 금리를 올리면서 투자 심리는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2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1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한 주 전보다 0.50% 하락했다. 전주(-0.47%)보다 0.03%포인트 낙폭을 확대했다. 176개 시군구 중 전주보다 가격이 내려간 곳은 171곳에서 172곳으로 전국 대부분이 하락세를 나타냈다.

서울 아파트값도 0.52% 하락하며 전주(-0.46%)보다 0.06%포인트 더 하락률이 가팔라졌다. 2012년 5월 부동산원이 시세조사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대 낙폭을 3주 연속 갈아치운 것이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금리 인상 예상과 가격하락 우려 등으로 매수자는 추가 하락을 기다리면서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급매물 위주로만 간헐적으로 거래가 성사되는 시장 상황이 지속하며 하락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도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지역별로는 노원구(-0.88%)가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노원구의 경우 전주(-0.74%)보다 하락폭이 0.14%포인트 확대되며 하락세가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이어 도봉구(-0.83%), 강북구(-0.74%), 은평구(-0.61%) 순으로 내림세가 두드러졌다. 이들 지역에서는 10억 클럽을 이탈하는 아파트 단지들도 늘어나고 있다. 노원구 월계동 꿈의숲SK뷰 전용 84㎡는 지난 17일 8억원(12층)에 거래됐다. 지난 4월 11억5750만원(15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는데 7개월 만에 10억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은평구 녹번동 북한산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달 12일(17층) 8억7800만원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같은 평형대 아파트가 지난해 10월 13억6500만원(12층)에 신고가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1년새 5억원 가까이 빠진 것이다.

경기, 인천 아파트값도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다. 각각 0.61%, 0.83% 하락하며 전주보다 0.02%포인트, 0.04%포인트 낙폭이 확대됐다. 특히 경기에서는 광명시(-1.11%), 부천시(-1.04%), 안양 동안구(-1.02%), 양주시(-1.01%) 등이 1% 넘게 빠졌다. 지방 아파트값도 0.40% 내렸다. 울산(-0.65%), 세종(-0.64%), 대구(-0.59%) 등 대다수 지역이 낙폭을 확대했다.

전셋값도 하방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59% 내리면서 전주(-0.53%)보다 내림폭이 커졌다. 수도권(-0.70%→-0.81%), 서울(-0.59%→-0.73%) 및 지방(-0.37%→-0.39%) 모두 하락세를 확대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한은이 베이비스텝으로 금리 인상에 대한 속도조절을 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제공했지만 결국 금리를 안 올린 것은 아니다”며 “금리 인상에 따른 수요자의 거래 심리 위축과 낮은 거래량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낙폭을 확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 인상이 멈추는 것을 확인하지 않고서는 집을 매수하기에는 심리적 부담이 큰 상황이다”며 “부동산 가격 조정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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