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치 누른 韓 최초 싱글몰트 위스키 '기원'..이제 세계로”

도정한 쓰리소사이어티스 대표 인터뷰
2020년 6월 첫 증류 시작 지난해 9월 '기원' 출시
1년된 위스키가 10년 이상 스카치 위스키 눌러
올해 하반기 내 국내 면세점 입점 준비 중
내년 1분기 본격 제품 출시 7개국 수출 계획
  • 등록 2022-03-30 오후 2:54:49

    수정 2022-03-30 오후 9:47:02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겨우 13개월 숙성한 위스키가 10년 이상 된 스카치 위스키와 경쟁해 큰 상을 탔어요. 한국 최초 싱글몰트 위스키란 자부심으로 세계로 나갈 계획입니다.”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쓰리소사이어티스 증류소. 도정한 대표(왼쪽)와 앤드류 샌드 마스터 디스틸러. (사진=백주아 기자)
30일 서울에서 북동쪽으로 30분을 거리 남양주 화도읍 증류소에서 도정한 쓰리소사이어티스 대표를 만났다. 2020년 6월 설립한 쓰리소사이어티스는 이름처럼 창립자이자 재미교포인 도 대표, 스코틀랜드에서 온 42년 경력 마스터 디스틸러&블렌더 엔드류 샌드와 한국인 직원 등 3개 문화권의 사람들이 모여 탄생한 회사다.

쓰리소사이어티스는 한국은 위스키 불모지라는 공식을 깼다. 지난해 9월 출시한 싱글몰트 위스키 ‘기원’이 지난 18일 국제주류품평회(IWSC)에서 동상을 수상한 것이다. 숙성한지 1년 남짓밖에 안된 위스키가 오랜 역사의 스카치 위스키를 누른 셈이다.

도 대표는 “기원은 김치처럼 끝 맛이 맛있게 매운(Spicy)게 특징이다”며 “쓰리소사이어티스 증류소에서는 당화, 발효, 증류에 해당하는 모든 과정을 기계 시스템 대신 사람이 직접 확인하며 생산하는데 까다로운 발효 과정의 노하우에서 뒷 맛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도정한 쓰리소사이어티스 대표. (사진=쓰리소사이어티스 대표)
기원의 출발은 ‘왜 한국에는 위스키가 없을까’에 대한 물음에서 시작됐다. 1980년대 국내에도 몇 개의 위스키 제조 업체가 있었지만 100% 국산 원액 위스키 생산까지는 성공하지 못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한국 위스키라 하면 수입 스카치 위스키 원액을 블렌딩해 병배한 위스키밖에 없었다. 면세점에서 한국의 위스키라고 해외에 선물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도 대표의 바람이 현실이 된 것이다.

도 대표는 “1980년대와 달리 K-POP, K-푸드가 전세계 사람들을 사로잡고 있는 것처럼 2022년 현재 우리의 위상은 놀라울 만큼 달라졌다”며 “높아진 위상에 걸맞은 우리나라의 위스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회사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도정한 쓰리소사이어티스 대표와 앤드류 샌드 마스터 디스틸러가 숙성한지 1년 6개월된 위스키 추출하고 있는 모습. (사진=백주아 기자)
이렇게 탄생한 기원은 한국의 뚜렷한 사계절 기후 속에서 숙성된 위스키다. 쓰리소사이어티스는 위스키의 종주국 스코틀랜드보다 한국이 숙성 조건이 훨씬 뛰어나다는 점을 증명해냈다.

도 대표는 “위스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무인데 우리 피부처럼 캐스크도 더운 날은 팽창하고 추운 날은 수축하는 반복 과정을 거쳐 위스키가 숙성된다”며 “한국의 1년이 기온 변화 크지 않은 스코틀랜드의 4~5년과 비슷하다. 즉 발효 속도가 4~5배 빠른 셈”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1600개 이상의 캐스크를 숙성 중으로 뉴오크, 버번, 쉐리 등 기본 캐스크 외 레드와인, 럼, 복분자 등 여러 캐스크를 활용해 다양한 제품이 준비되고 있다.

위스키보다 앞서 지난해 6월 프리미엄 진 ‘정원’이 출시됐다. 증류주인 진은 다른 진과 달리 위스키 증류소에서 사용하는 몰트 스피릿을 이용한다. 주 재료인 주니퍼베리에 고수씨앗, 카다멈, 계피, 라벤더, 레몬, 오렌지껍질을 넣고 여기에 한국의 초피나무열매, 새싹 삼, 들깻잎, 솔잎을 넣어 특별한 향을 구현했다. 은은한 보리의 곡물 향과 산뜻한 허브, 시트러스함 뒤에 오는 드라이하고 묵직한 바디감이 특징이다.

쓰리소사이어티스는 올해 하반기 국내 면세점에 입점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5명의 직원이 뛰다 보니 많은 양을 생산하고 판매하고 싶어도 한계가 있다. 약 1년 후면 위스키 제품이 본격 출시되는데 나오는 즉시 국내를 비롯해 미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홍콩, 독일, 영국 등에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도 대표는 “한국 최초 위스키라는 타이틀답게 품질에 있어 타협하지 않기로 한 만큼 내년에 나올 제품이 얼마나 될지는 아직 모른다”며 “국내 판매량을 제외한 70%는 해외에 판매해 한국 위스키를 알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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