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교수 연구팀은 최근 바이오센서 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바이오센서와 바이오전자(Biosensors and Bioelectronics)’ 저널을 통해 ‘모션현미경을 이용해 유방암 세포가 흘러가며 흔적을 남기는 모습을 확인함으로써 암세포를 탐지할 수 있게 됐다’고 발표했다. 해당 논문에는 김 교수의 제자이자 이화여대 의과학과 석박사통합과정 김혜윤 학생이 제1저자로, 의학과 김민석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김 교수팀의 연구는 암세포가 미토콘드리아를 통해 세포내 에너지원인 ATP를 대량생산할 때 0.1~5Hz의 미세한 진동을 유발할 것이라는 가설에서 출발했다. 가설을 분석할 수 있는 방법론을 고민하던 중에 커피잔의 액체가 진동하는 모습으로 주변의 대화내용을 AI 분석하는 영화 ‘이글아이’의 장면에서도 새로운 단서를 얻었다. 김 교수팀은 이러한 분석을 현실화하기 위해 미국 MIT 출신 에이브 데이비스(Abe Davis) 박사가 개발한 AI 기반 소프트웨어 ‘모션현미경(Motion microscope)’을 활용했다. 이 현미경은 사물의 미세한 떨림을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한 뒤 영상 속 픽셀을 증폭, 시각화함으로써 거대한 건축물이나 기계의 미세진동을 분석하는 데 사용된다.
김 교수팀은 이 세포흔적이 암세포의 어떤 물리적 특성 때문에 생기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연구했다. 미토콘드리아의 생산활동 때문에 진동이 생길 것이라는 기존 가설을 토대로 암세포에 미토콘드리아 활성 저해제(NaN3)를 처리했지만 세포흔적이 사라지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다음 미세진동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으로 세포막에 있는 단백질을 지목해 암세포막의 구조와 세포부착(cell adhesion)을 구성하는 단백질을 일부 제거했을 때는 세포흔적이 사라지는 것을 발견했다. 따라서 연구팀은 세포흔적이 암세포의 균일하지 않은 표면이 유체를 이동할 때 생기는 마찰에 의한 미세진동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이 흔적에 구글이 개발한 기계학습 엔진 ‘텐서플로(Tensorflow)’ 기반 인공지능을 활용할 경우 사람이 육안으로 확인하지 않아도 암유무를 탐지할 수 있었다.
김 교수는 “이 방법을 사용하면 기존의 암 진단법인 항체나 형광물질, 방사능 물질을 사용하지 않고도 저렴한 비용으로 진단이 가능하며 MRI나 엑스레이를 통해 암조직을 판단할 때 보조 자료로서 보다 정확한 진단을 돕는다”며 “암 제거 수술 이후에도 혈액을 순환하는 암줄기세포(cancer stem cells)가 남아 있는지를 판단하는 데도 도움을 주며 일상생활에서 헌혈하는 과정에서 혈액내 암세포 판별이 가능해 국민보건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이다”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