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지난해 다케다약품공업이 아일랜드 샤이어를 약 65조원에 인수하면서 세계 10위권내 거대 제약사로 발돋움했다. 매출 17조원의 글로벌 19위에서 글로벌 8위 제약사로 진입하게 된 것이다. 다케다 뿐만 아니라 아스텔라스, 다이이치산쿄, 오츠카제약 등도 글로벌 중상위권 제약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일본의 세계 의약품 시장 점유율은 2015년 기준 미국 32.1%, 중국 10.5%에 이어 9.1%로 세계 3위 수준이다. 일본 제약시장 규모는 지난 2015년 기준 949억3000만달러(약 107조원)로 2020년에는 1100억달러(약 124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아직 의약품 시장 규모가 22조원에 그치고 있는 우리나라와 큰 폭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인구 1억2685만명의 일본 내수시장 규모를 감안해도 큰 차이다.
초고령화사회인 일본은 약제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1981년대부터 적극적인 약가인하 정책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 제약사들은 R&D 투자를 단행해 신약개발로 방향을 틀었고, 1990년대에는 블록버스터급 신약 출시와 대형 제약사의 M&A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일본 정부도 적극 제약사들의 M&A를 장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781년 창업한 다케다제약은 초창기부터 미국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적극적인 현지화를 통해 해외 매출 비중을 늘렸다. 특히 2008년부터 밀레니엄, 2011년 나이코메드, 2013년 리고사이트 등을 잇따라 인수하며 덩치를 키웠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일본은 우리와 환경적 차이는 있지만 제약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며 “해외로 나갈 수 밖에 없는 환경에서 현지화 전략과 합병의 형태로 지금의 일본 제약산업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