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올해 사업종료 선언을 하면서 홍역을 치른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이 오는 15일 임금 및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새로운 도약을 다짐한다. 사업 종료 철회 후 약 한 달만에 조직 재정비 기간을 갖고 재도약을 위한 첫발을 떼는 셈이다.
| 푸르밀 본사 전경. (사진=백주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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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푸르밀에 따르면 푸르밀 노사는 오는 15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푸르밀 본사에서 올해 임금 협상 조정을 마무리하고 체결식을 갖는다. 이 자리에는 신동환 대표를 비롯한 사측 교섭위원과 김성곤 노조위원장을 포함한 노동자 대표가 배석할 예정이다.
신 대표는 이에 앞서 9일 본사 임직원 일부와 만나 사업 비전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효율적 인력 배치 및 사업 개편 방향 등을 논의할 뿐만 아니라 내년 경영목표에 대해서도 노사가 머리를 맞대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푸르밀 노사는 지난 10일 사측의 일방적인 사업종료 및 정리해고 계획을 전격 철회하고 노조 측이 제안한 기존 인력 30% 희망퇴직 감원 등 구조조정안을 합의하며 사업 재개에 나섰다.
푸르밀은 현재 기존 10개 조직을 통폐합해 △영업부 △유통부 △기획마케팅부 △관리부 등 총 4개 부서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달 30일을 기점으로 임직원 약 35%(130명 안팎) 인원이 희망퇴직하면서 업무 공백 등의 과제가 남았다. 본사에 남기로 한 임직원들이 모여 정상화 작업에 나서는 셈이다.
신 대표를 비롯한 사측은 당장 구체적인 사업 목표 제시보다는 직원, 대리점, 거래처 등과의 신뢰 회복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임단협 체결 이후 신 대표는 직원들과 격의없는 소통 자리를 마련하고 다음달에는 전직원 체육대회 등을 계획하는 등 노사 결속을 다지는 행사 등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르밀 관계자는 “정상화까지 아무래도 시간이 걸리겠지만 당장은 유업계 성수기인 내년 2분기에 흑자 전환을 목표로 사업 계획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 (그래픽=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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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밀은 1978년 설립한 롯데우유가 모태로 2007년 고 신격호 롯데 회장의 넷째 동생인 신준호 회장이 롯데그룹에서 분사하면서 푸르밀로 사명을 바꿨다. 이후 둘째아들인 신 대표가 2018년 대표이사로 취임 후 회사를 경영해왔다.
하지만 신 대표 취임 첫 해 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푸르밀의 영업 적자는 2019년 88억원, 2020년 113억원, 2021년 123억원 등 적자폭이 커졌다. 특히 지난해 신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후 단독 경영에 나섰지만 분위기 전환에 실패했다. 이에 지난 10월 17일 사측이 사업 종료를 결정한 이후 한 달여간의 노사 합의 끝에 극적인 정상화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