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투자은행(IB)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 매각주관사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이날 매각 본입찰을 진행했다. 본입찰에는 롯데쇼핑과 이마트 두 곳이 참여했다. 인수적격후보군(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던 SK텔레콤과 MBK파트너스는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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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코리아 인수전 결과는 오는 17일 진행할 요기요 매각 본입찰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결과에 따라 요기요 인수에서 발을 뺀 롯데그룹이 다시금 등판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요기요 매각주관사 모건스탠리는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곳이라도 본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뒀다.
현재 요기요 숏리스트에는 SSG닷컴(쓱닷컴)을 비롯해 MBK파트너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너티), 베인캐피탈, 퍼미라 등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가 이름을 올린 상태다.
이베이코리아가 롯데의 품에 안길 경우 요기요 인수전은 기존 인수후보 간 경쟁으로 압축될 전망이다. 롯데그룹으로선 몸값이 최소 3조원 중반대로 거론되는 이베이코리아를 산 뒤 매각가가 2조원 수준으로 추정되는 요기요를 무리해서 인수할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요기요를 이용한 라스트 마일(최종 소비자에게 제품을 배송하는 마지막 단계)서비스 등 활용법을 검토하다 결국 예비입찰에 불참했다.
요기요 인수전의 숏리스트에 오른 5곳 가운데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포기한 아시아·태평양 최대 규모의 PEF운용사인 MBK파트너스와 쓱닷컴이 주요 인수후보로 거론된다.
홈플러스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부족한 온라인, 배송 역량을 강화해 홈플러스의 몸값을 올려야 한다. 신선식품 등을 빠른 배송을 강점으로 삼는 쓱닷컴 또한 요기요를 활용해 라스트 마일 서비스를 본격화하려는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의 자금력이 막강하지만 쓱닷컴도 만만찮다. 지난 3월 신세계그룹은 2500억원 규모의 지분교환으로 네이버를 우군으로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쓱닷컴과 어피너티의 합종연횡 가능성도 나온다. 어피너티는 2019년 3월 쓱닷컴이 진행한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신세계그룹과 손을 잡은 바 있다.
특히 요기요 인수전 참여가 롯데그룹의 필요성보다는 경쟁자의 인수를 막으려는 목적이 큰 만큼 롯데그룹이 시장 적정 가격보다 높은 값을 부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쿠팡이츠의 고성장으로 매물로서 매력이 떨어진다고 평가받는 요기요지만 롯데가 참전할 경우 시장 가치가 재평가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럴 경우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PEF 운용사들이 본입찰에 불참할 가능성이 높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당장 이커머스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 것”이라며 “롯데와 신세계 모두 이베이코리아를 놓치면 문제가 없겠지만, 신세계그룹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다면 신세계가 요기요마저 인수하는 상황만큼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