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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코로나19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분야에서 기술 스타트업들이 성장할 기회가 더욱 많아졌다. 비대면 사회에서의 각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에 대한 글로벌 투자가 계속되고 있으며,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어 스타트업 입장에서 많은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진단이다.
모빌리티·신약개발 등 대기업과 스타트업 협력사례 많아져
실리콘밸리 3대 창업육성 기관인 플러그 앤 플레이의 사이드 아미디 최고경영자(CEO)는 10일 진행된 기획재정부·월드뱅크 주최 ‘제2회 글로벌혁신성장포럼(GIGF 2020)’에서 “올해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은 어느 때보다 좋은 실적을 보였다”며 “올해만 해도 5개의 유니콘 기업(기업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스타트업)이 새로 탄생했다. 많은 일들이 온라인으로 이뤄지다 보니 기술 스타트업들이 보다 성장하고 전세계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고 강조했다.
아미드 CEO는 모빌리티, 스마트시티, 신약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펜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국가를 초월한 협력 사례가 이뤄지고 있다. 그는 독일 슈투트가르트 대학 내에 위치한 플러그 앤 플레이의 사무실에서 모빌리티, 공유경제, 전기차 등과 관련한 협업을 예로 들었다.
SaaS 등장으로 클라우드 개화…“세일즈포스 벤치마킹해 성장 지속”
SaaS 사업 모델이 등장하면서 소프트웨어나 서비스 개발 스타트업에 새로운 기회의 장이 열렸다. 1999년 설립돼 클라우드를 통해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세일즈포스는 현재 기업가치가 2000억달러가 넘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잭 영 도이치텔레콤캐피탈벤처스(DTCP) 벤처·성장캐피탈 대표는 “SaaS 등장으로 기존 유지보수 등의 번거로운 절차 필요없이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구독모델로 변화하면서 많은 기업들이 클라우드로 옮겨가고 있다”며 “기업들이 소프트웨어나 필요한 서비스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어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안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6월에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 상위 10위권 내의 기업들에 투자했다면 현재 투자금액은 2.3배 증가해 미국 증시에 투자한 성과를 크게 웃돌았을 것”이라며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많은 기업들이 세일즈포스처럼 성공한 스타트업을 벤치마킹해 `1억달러 매출`이라는 목표에 도달하고 5~10년 이후에도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타트업에 대한 글로벌 투자 열려…“국가간 경계 허물며 새로운 표준 수립”
코로나19로 경제가 위축됐지만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큰 변화없이 계속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아미드 CEO는 “지난 3월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기업들에 긴축재정과 현금 확보를 지시하면서 30일가량의 충격이 있었지만, 30일 이후에는 기술 스타트업들이 제품도 만들고 창업도 가능한 환경이 다시 조성됐다”며 “사람들이 직접 만나지 못해 대인 관계에 어려움을 다소 겪는 점을 제외하면 스타트업이 활동하기 좋은 시기”라고 진단했다.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도 “일본과 한국 스타트업이 미국과 연결해 많은 사람들을 미국에서 채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투자도 유치하고 있다”며 “팬데믹 이후에는 국가 내에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 투자를 유치하는 등 사업영역이 확대되며 새로운 표준이 수립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