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이화여자대학교는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 교수들을 초청해 박사학위과정 이수를 전액 장학금으로 지원하는 사업을 시작한다고 23일 밝혔다. 교수 대부분이 학사 또는 석사 출신들이어서 박사학위 소지 교원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세안 국가들의 여성 전문인력 양성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화여대는 올해 초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주관하는 ‘아세안 교수초청 장학사업’에 선정돼 2025년 8월까지 아세안 국가의 여성 대학 교수를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한다. 아세안 국가는 1967년 설립된 동남아시아국가연합에 소속돼 있는 미얀마,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등 10개국을 말한다.
대한민국 정부가 2018년부터 범정부 차원의 ‘신남방정책’을 본격 추진함에 따라 교육 분야 인적교류의 중요성이 점차 증대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아세안 국가를 대상으로 한 고등교육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전문가 인력양성 요구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부분의 아세안 국가 교수들이 석사 및 학사학위 소지자에 불과해 박사학위 소지 교원 수급에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세안 석사학위 교원 장학사업은 한국의 우수 교육 인프라를 아세안 국가 현지에 전수해 교육엘리트를 양성하고 한국과 아세안 국가간 인적, 물적 교류의 기반을 형성하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이번 사업을 통해 2020학년도 2학기 이화여대 입학 예정인 신입생은 사회복지학과(캄보디아), 교육학과(미얀마), 식품영양학과(베트남), 한국학과(베트남)의 총 4명이다. 이들에게는 등록금은 물론 정착 지원금과 항공료, 생활비 등이 일체 장학금으로 지원된다. 교육 프로그램으로는 글로벌한국학과 관련된 4개 전공 쿼드(quad), 즉 국제학-한국학-북한학-정치외교학을 비롯해 한국어교육(3개 전공), 생태 기반 차세대 응용과학전공(2개 전공)이 포함된 ‘4-3-2 전공 클러스터’가 제공된다. 전공 클러스터와 더불어 이화여대가 전통적으로 강점을 갖고 외국인 유학생을 적극적으로 유치해온 여성학과, 간호과학과, 사회복지학과 등 총 17개 학과가 교육에 참여할 예정이다. 장학생들에게는 각자의 전공과 논문 주제에 맞는 ‘맞춤형 3년 플랜’ 설계를 통해 주 전공 외에도 클러스터 내 연계, 복수 및 부전공 기회를 최대한 보장하고 다양한 네트워킹 활동도 마련된다.
이화여대는 EGPP(Ewha Global Partnership Program, 개발도상국 여성인재 양성 프로그램), 이화-코이카(Ewha-KOICA, 개발도상국 여성 공무원 집중 교육 프로그램), UB Faculty Scholarship(UB 파트너대학 교원의 상위 학위과정 진학 지원 프로그램) 등 다양한 개발도상국 여성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이화여대는 “아세안 석사학위교원 장학사업을 통해 ‘한-아세안 여성 지식인 네트워크’가 구축되고 네트워크 허브의 기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특히 이화여대에서 학업을 마친 아세안 국가 교수들이 자국으로 돌아가 해당 분야 학문을 육성하고 후학을 양성해 네트워크의 확대 재생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