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이식이 어려운 이유는 다른 장기에 비해 면역거부반응이 강해 면역억제제를 더 강하게 써야하고, 그 결과 이식받은 환자의 면역력이 극도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식된 소장은 대변이라는 오염원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감염의 위험성이 이식 장기 중 가장 높다.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해도 감염으로 패혈증 까지 진행될 수 있다.
문(52)씨는 지난 2월 위장관간질종양으로 의심돼 장절제 수술 중 소장과 대장을 대량으로 절제해 단장증후군으로 진행됐다. 영양분을 소화하고 흡수할 소장과 대장의 길이가 짧고 음식을 입으로 섭취하는 것이 불가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 계속되는 병원 생활로 어려움을 호소하던 중 지난 4월 초 전원됐다.
환자는 중심 정맥을 통해 고농도의 영양이 포함된 수액을 공급 받는 총정맥영양법으로 연명하고 있었다. 계속되는 정맥요법으로 간 기능 이상에 이르면서 소장이식에 대한 간절함이 강하던 상태였다. 이식 대기자로 등록해 대기하던 중 지난 5월 13일 뇌사자로부터 소중한 장기기증을 선물 받고 양호한 경과를 보여 이식 수술 후 38일만인 6월19일 퇴원하게 됐다.
이번 소장이식 수술은 황정기 교수의 주도하에 뇌사자로부터 소장을 적출하고 혈관문합술을 주도한 의정부성모병원 김지일 교수, 성바오로병원 김미형 교수, 환자의 주치의인 서울성모병원 정재희 교수가 주축을 이루어 만든 팀워크의 결과이다.
지난 2004년 소장이식 수술을 시작한 서울성모병원의 현재 소장이식 후 5년 환자생존율은 73.3%로 외국과 비교해도 수준 높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생존율 관련 연구결과는 장기이식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 ‘이식회보 (Transplantation Proceedings)’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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