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AFP 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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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북한과 시리아의 관계가 돈독해지면서 미사일이나 화학무기 관련 기술을 공유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CNBC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BC는 그러면서 양국 간 우호 증진이 미국에겐 새로운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과 시리아는 1960년대 후반부터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 시리아 수도 다마스커스에 ‘김일성 공원’이 있을 정도다. 양국은 국제사회의 제재가 강화된 올해에도 긴밀한 협력을 지속했다. 당장 지난 주만 해도 리마 알 카디리 시리아 노동·내무 장관이 장명호 시리아 주재 북한 대사를 찾아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체제 재건 등에 대해 논의했다. 카디리 장관은 “시리아 국민은 북한이 시리아 편에 서준 데 매우 감사히 여기고 있다”면서 “또 재건사업에 특별한 전문성을 가진 북한으로부터 도움을 받는 것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 수년 동안 시리아를 포함한 아랍 국가들에 스커드 탄도 미사일 추진제, 방호복, 방공호 등의 군사장비를 수출해온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해 미 의회조사국 보고서에 따르면 시리아는 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해 북한 및 이란의 지원에 계속 의존하고 있다. 올 들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강화됨에 따라 북한은 앞으로 이같은 무기 수출을 확대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북한군 군사고문이 시리아에서 활동 중이라는 주장도 있다. 시리아와 북한은 이를 부인했다. 아울러 지난 2007년 이스라엘 공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시리아의 핵시설 재건에 북한이 많은 도움을 준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최근 들어서는 북한이 시리아의 화학무기 생산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8월 유엔(UN) 보고서를 인용, 북한이 화학무기를 담당하는 시리아 정부기관에 선박을 보내다가 올해에만 최소 2차례 적발됐다고 보도했다. 호주 로위 국제정책연구소의 로드 바튼 전 전략기술 담당 국장은 “과거엔 화학물질이나 화학무기 생산 장비를 실어 날랐던 북한 선박이 없었다”며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의 이복 형인 김정남 암살에 사용된 VX 신경작용제를 비롯해 방대한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시리아의 화학무기 (보유·개발) 능력에 보탬이 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미 싱크탱크인 워싱턴연구소의 제이 솔로몬 객원 연구원은 “김정일 위원장이 6년 동안의 시리아 내전으로부터 이득을 취하는 것 뿐 아니라 그로부터 무언가를 배우게 되는 것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사일이나 화학무기와 관련해 양국 교류가 확대되는 것을 미 정부가 경계하고 있다는 얘기다. 솔로몬 연구원은 “북한은 시리아 아사드 정부의 화학무기 공격으로부터 교훈을 얻고 있다”면서 “백악관은 북한이 시리아 동부에 건설한 핵시설보다는 잠재적으로 더 위험한 핵확산 움직임을 방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이를 위해 중동 및 아시아 동맹국들과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