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이데일리와 전화통화에서 “박 대통령의 발언을 곱씹어보면 어떤 메시지가 (유 원내대표에게) 갔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전날 의총을 보니) 여당이 대통령의 의중을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전날 국무회의 발언은 유 원내대표와의 ‘결별’을 선언 한 것이나 다름없는데, 새누리당이 이런 기류를 읽지 못했다는 얘기다. 다른 관계자도 “어제 발언은 박 대통령이 특정인을 단순히 혼내려 한 것이 아니다”며 “대통령의 스타일 상 확실히 ‘선’을 그은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박 대통령은 유 원내대표가 버티는 한 ‘당·청 관계’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배신정치 국민심판’ 발언이 대통령의 탈당이나 정계개편 등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전망에 대해선 “너무 나간 이야기”라며 선을 그었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여권의 대수술, 즉 원내지도부 물갈이에 ‘초점’을 맞춘 것이지, 본인의 탈당이나 신당창당 등을 염두에 둔 건 아니라는 의미다.
비박(비박근혜)계의 한 중진 의원은 “친박에서 내주 초 어떤 식으로든 의견을 표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박 대통령이 전날 의총 결과를 보고 화가 났다고 하니 친박의 움직임은 더 거칠어질 것”이라고 봤다. 다른 재선 의원은 “대통령의 임기도 반밖에 안 지났는데 여당이 대통령하고 등질 수는 없는 일 아니냐”며 “주말은 넘기겠지만 유 원내대표가 내주 초 어떤 결정을 내릴지 두고 봐야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