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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카이로에 머물고 있는 케리 미 국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사메 쇼우크리 이집트 외무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이집트가 지난주 내놓았던 휴전 제안이야말로 이 지역에서의 폭력을 끝낼 수 있는 대안”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는 가자지구 주민들에게도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이제는 하마스도 중대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하마스의 휴전 제안 수용을 거듭 촉구했다. 케리 장관은 하루 뒤부터 텔아비브로 날아가 이스라엘을 직접 설득할 계획이다.
반 총장도 이날 벤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회동 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향한 내 메시지는 언제나 같았다”며 “양측은 충돌을 중단하고 즉각 대화를 하라”고 말했다.
이처럼 이스라엘과 하마스를 설득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이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서구권 항공사들이 이스라엘로 가는 항공기 운항을 중단하면서 이스라엘을 우회적으로 압박하기 시작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22일(현지시간) 자국 항공사의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 운항을 최소 24시간 동안 금지한다고 밝혔다. 유럽항공안전청(EASA)도 뒤이어 발표한 성명에서 EU 역내 항공사들에게 텔아비브 공항으로의 운항을 삼가라고 강력히 권고했다.
이는 이날 오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로켓이 벤구리온 공항 인근 2km 지점에 떨어진데 따른 것이다. 로켓이 떨어진 후 미국 델타항공과 US에어웨이, 유나이티드항공 등 미국 민간 항공사들은 이스라엘행 운항을 전면 취소·중단했다.
이스라엘은 즉각 반발했다. 교통부 장관을 비롯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까지 나서 항공기 운항을 재개할 것으로 요청했다.
그러나 최근 말레이시아 항공 피격 사건으로 충격을 받은 항공사들이 제2의 추락 사건을 우려하는데다가 우회적인 이스라엘 압박 효과를 노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대두되고 있다.
지금까지 무려 15일째 이어지고 있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습으로 팔레스타인에서만 사상자가 600명에 이르는 등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터키 민영TV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과 이를 방조하고 있는 미국을 맹비난했다. 그는 “미국 같은 국가가 어떻게 이런 잔혹한 짓을 눈감아 줄 수 있냐”며 이스라엘이 자신들을 학살했던 히틀러와 다를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