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美 셧다운 여파.. `위기냐 기회냐`

회복 무드던 美 시장 4분기 침체 불가피 전망
美 양적완화 축소 연기로 신흥국 시장선 호재
KARI "일시적 현상.. 내년 경기 불확실성 여전"
  • 등록 2013-10-30 오후 4:57:39

    수정 2013-10-30 오후 4:57:39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 정부의 ‘셧다운’ 여파에 울지도 웃지도 못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이번 셧다운 여파로 최근 부진한 미국에선 더 큰 악재로 작용하는 반면 신흥국에선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 정부는 이달 1~16일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안에 대한 정치권 갈등으로 셧다운(shutdown, 부분업무정지)을 실시했다. 셧다운이란 미국 의회가 예산안을 통과하지 못하면 치안을 제외한 모든 공공프로그램이 중단되는 제도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이 탓에 미국의 올 4분기 경제성장률은 애초 예상보다 0.6%포인트 떨어진 2.0%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美 시장점유율 연내 8% 밑 추락 우려

현대·기아차는 올 1~9월 미국 시장에서 지난해보다 1.0% 줄어든 96만4601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올 들어 주요 자동차 회사 중 유일한 감소세다. 지난해 9%를 넘어섰던 현지 판매점유율도 8.1%까지 낮아졌다.

게다가 현대·기아차는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소비자 조사기관 컨슈머리포트가 발표한 ‘2013년 신차 품질 신뢰도 평가’에서 전년대비 낮은 평가를 받으며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총 28개 브랜드 중 기아차(000270)는 16위, 현대차(005380)는 21위로 지난해보다 6계단, 4계단씩 떨어졌다. 올 초 연비 과장과 대규모 리콜 여파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4분기 셧다운 여파에 따른 전체 시장 침체까지 이어지게 됐다. 현대·기아차는 이 분위기가 자칫 쏘울·제네시스·쏘나타 후속 등 신차 판매에 영향을 미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전통적 강세 지역 신흥국선 반등 기회

현대·기아차에게 셧다운 여파가 악재만은 아니다. 전통적인 강세 시장인 신흥국에선 오히려 호재가 될 전망이다. 미 정부는 셧다운 여파로 시장이 다시 침체하며, 양적 완화를 축소하는 방안을 내년 이후로 미룰 수밖에 없게 됐다.

올해 중국을 제외한 브릭스 3국(인도·브라질·러시아)는 미국 양적 완화 축소 우려에 부진을 면치 못했다. 미국이 경기부양책인 양적 완화를 축소하면 이들 신흥국은 자금 이탈과 화폐가치 절하로 내수 시장 침체가 불가피하다.

현대·기아차는 올 들어 인도 판매가 4.0% 감소하고 러시아 판매도 3.6% 소폭 증가에 그치는 등 부진했다. 시장 지배적인 위치는 유지했으나 전체 시장 감소세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그러나 셧다운 여파로 이런 불안요소가 일시적으로나마 해소되며 신흥국 자동차 시장이 예상보다 빠른 연말부터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는 올 들어 브라질 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며 1~9월 브라질에서 지난해보다 2.7배 이상 많은 12만여대를 판매했다. 내년부터는 3교대 도입으로 총 17만대를 생산·판매할 수 있다. 인도, 러시아에서도 현지 경기만 회복하면 얼마든지 판매를 늘릴 수 있다. i10(인도), 쏠라리스(러시아) 등 현지 전략모델의 인기는 여전하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에 미국 셧다운 여파는 올 4분기 단기적으로 미국 시장에선 악재, 신흥국에선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내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여전히 불투명한 만큼 미국의 정책 변화에 따른 시장변화를 계속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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