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모채 1000억 찍은 코오롱…자회사 자금지원 눈덩이

19일 코오롱 사모채 350억원 발행
올해 1000억원 넘게 조달…전년比 3배 이상 급증
코오롱티슈진 등 자회사 향한 자금 출자 이어져
  • 등록 2024-08-19 오후 6:04:54

    수정 2024-08-19 오후 6:04:54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코오롱그룹의 지주사인 코오롱(002020)이 올해에만 1000억원이 넘는 규모로 사모 회사채를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상환과 동시에 자회사에 대한 자금 출자가 이어지면서다.

19일 본드웹에 따르면 이날 코오롱은 총 350억원 규모로 사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2년 만기로 300억원 규모, 3년 만기로 50억원 규모다. 이자율은 연 5.3~5.5% 수준이다. 만기 도래를 앞둔 사모채 차환을 위한 발행으로 알려졌다.

조달 금리도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다. 코오롱은 한국기업평가와 NICE(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BBB+(안정적)’ 등급으로 매겨졌다. 지난 16일 기준 BBB+급 민평금리가 2년물은 6.335%, 3년물은 6.978%이므로 100~147bp(베이시스포인트·0.01%포인트) 가량 금리를 낮춘 셈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올해 들어 이날까지 코오롱은 총 1270억원 규모로 사모 회사채를 발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한해 발행한 사모채 규모(320억원)와 비교했을 때 조달 규모가 4배 가까이 늘었다. 월별 조달 규모는 △2월 200억원 △3월 370억원 △5월 210억원 △6월 140억원 △8월 350억원 등의 순이다.

코오롱은 지난 2009년 5월 이후로 공모채를 발행하지 않고 있다. 지주사뿐만 아니라 주요 자회사인 코오롱인더(120110)스트리, 코오롱글로벌(003070), 코오롱글로텍, 코오롱(002020)생명화학 등도 공모채가 아닌 사모채를 통한 자금 조달을 택했다. 계열사 중에서는 지난 2021년 12월 코오롱글로텍의 공모채 발행이 마지막이다.

코오롱은 사모 회사채 발행에서 고정적인 투자 수요를 확보하고 있으며, 신용등급이 BBB+인 것을 감안하면 비교적 낮은 금리 수준에서 자금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에 굳이 공모채 시장을 찾을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코오롱의 사모채 조달 규모가 늘어난 이유로는 자회사들을 향한 자금 출자가 꼽힌다. 특히 코오롱티슈진(950160)이 임상을 마무리하기 위해 지주사인 코오롱의 대규모 자금 투입이 이어지면서다.

코오롱티슈진은 골관절염 세포 유전자 치료제인 ‘TG-C(인보사)’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3상 투약을 마쳤다. 추적 관찰과 품목 허가 등 시판을 위한 구체적 단계에 돌입하기 위해 추자 자금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코오롱티슈진의 지난 6월 말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540만5011달러(338억원)로 나타나 자체적인 연구개발비 충당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코오롱티슈진은 매년 코오롱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다. 코오롱은 지난 5월 코오롱티슈진이 실시하는 478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단독으로 참여했다. 앞서 코오롱티슈진에 출자한 유상증자 자금은 △2021년 291억원 △2022년 350억원 △2023년 400억원 등이다.

또 지분투자를 실시한 차량호출 회사 파파모빌리티와 자회사인 코오롱스페이스웍스에도 자금 지원에 나섰다.

지난 6월 코오롱은 파파모빌리티 주주배정증자에 참여해 124억원을 출자했다. 이어 지난 7월에는 코오롱스페이스웍스에 400억원을 대여한데 이어, 8월에는 7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추가 지원을 이어갔다.

한편, 코오롱의 순차입금 규모는 △2020년 말 6073억원△2022년 말 7588억원 △2023년 말 8278억원 등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유준기 한기평 연구원은 “코오롱티슈진 등 계열사 지분출자에 따른 자금 소요로 순차입금은 전년에 이어 증가세를 이어갔다”며 “지주사 자체의 재무레버리지 부담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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