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러시아어권 친구들이 많아 한국어를 쓸 기회가 적고 실력이 늘지 않아요.” (안산 A중학교 3학년 러시아 국적 학생)
안산에서 다문화학생들이 특정 중학교로 몰려 수업에 어려움을 겪으며 학생의 학습부진이 증가하고 있다. 안산교육지원청은 학생의 학교 선택권을 존중한다는 이유로 다문화학생의 몰림을 방치해 교사의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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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교에서는 수학(한국어·러시아어로 수업)을 제외하고 나머지 과목을 한국어로 가르치는데 다수의 러시아어권 학생은 한국어를 몰라 수업에 참여하지 못한다. 수업의 흥미를 잃고 자는 아이들을 깨우다 보면 수업 흐름이 끊기고 면학분위기가 흐려진다. A중학교는 1주일에 14시간씩 특별학급에서 러시아어권 학생에게 한국어를 가르치지만 학습 효과가 크지 않다. 교내에 러시아어권 학생이 많기 때문이다.
기초학력부진도 커졌다. 2020년 1~3학년 합쳐 10%였던 부진학생 비율이 지난해 56%로 늘었다. 부진학생 대부분은 러시아어권 학생이다. 학교 측은 “코로나19로 초등학교에서 생긴 학습 결손이 러시아어권 학생에게 큰 약점이 됐다”며 “한국어 등 기초학력이 부족한 상황에 중학교로 진학해 학습 결손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교육청측은 다문화학생 분산 배치에 대해 “중학교 입학은 학생이 지망한 순위를 고려해 정한다”며 “학생의 선택권을 존중해야 해서 학교별 다문화학생 비율을 무조건 제한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안산교육청은 다문화학생의 공교육 진입과 적응을 돕기 위해 이음한국어교실을 2023년부터 운영하고 있다”며 “이 교실에서 중도입국학생 등 한국어를 전혀 하지 못하는 다문화학생에게 기초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집중 교육한다”고 설명했다.
또 “안산교육청은 예비학급, 특별학급, 한국어학급 운영과 다문화학생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현장을 지원한다”며 “다문화학생 밀집도가 높은 학교의 한국어교육 고충에 대해서도 효율적인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