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사람들은 쓰레기 배출 문제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졌다. 대학생 K씨(23)는 “내가 버린 쓰레기가 당연히 재활용될 줄 알았는데 실제 재활용률이 생각보다 매우 낮아 제로웨이스트 삶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2월 OECD가 올해 발표한 ‘Global Plastic Outlook’에 따르면 전 세계 플라스틱 폐기물의 재활용률은 단 9%에 불과하다. 재활용되지 않은 폐플라스틱은 △매립 50% △무단투기 22% △소각 19%의 방식으로 처리되고 있다.
우리 동네에 생긴 ‘제로웨이스트샵’
경기도 파주시 ‘도가게’의 박근영 대표는 “제로웨이스트샵이 단지 유행으로 끝나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실제 서울 마포구를 중심으로 생겨났던 많은 제로웨이스트샵은 월세를 감당하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박 대표는 “당시 개업했던 많은 제로웨이스트샵이 현재는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제로웨이스트샵의 생존 전략은 '지역 연결망'이다. 박 대표는 1년 넘게 ‘도가게’를 운영해보니 “온라인 매장을 잘 운영하는 것보다 동네 주민분들과의 네트워킹이 더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대나무 칫솔, 천연 수세미 등 일상용품을 판매하고 있고 집에서 가져온 다회용기에 세제나 샴푸 등을 ‘리필’해 구매할 수 있는 ‘리필스테이션’은 집 근처에서 편하게 구매할만한 상품이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차로 40분이 넘게 걸리는 파주시 적성면에서도 손님이 찾아주셨다”며 “가져온 개인 통에 두 박스나 세제를 담아가셨다”고 말했다. 이 손님이 가장 가깝게 방문할 수 있는 제로웨이스트샵이 ‘도가게’였다.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문화가 ‘제로웨이스트샵’엔 있다보니 도가게를 비롯한 제로웨이스트샵은 지역주민·지자체와 다양한 활동을 함께하고 있다.
실제 ‘도가게’는 한 달에 한 번 파주 중앙도서관에서 팝업스토어를 연다. 이곳에선 지역 학생 및 주민을 대상으로 ‘밀랍랩’ 만들기 체험 수업도 진행하며 지역 사회와 함께 호흡하고 있다.
그밖에 운정 청소년문화의집, 파주 자유학교 등 각 기관에 찾아가 체험 수업을 진행한다. 박 대표는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찾아주시는 고객들이 많다”며 “기회가 된다면 학교를 방문해 ‘양말목으로 티코스터 만들기’ 등 환경 체험 교육을 시도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양말목은 산업 폐기물로 재활용이 불가한 쓰레기다.
박 대표는 제로웨이스트샵 생존을 위해 지자체가 지역주민과 '만남의 장'을 열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역주민들과 다양한 친환경적 활동을 시도하며 네트워킹할 수 있도록, 만남과 교육의 장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로컬푸드를 친환경 포장으로 판매하는 시범 사업을 해 봤는데, 제로웨이스트샵에서 로컬푸드를 판매하고 지역 내 상점들과도 연결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