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백악관 앞으로 모여들자 한때 지하벙커로 몸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CNN방송은 31일(현지시간)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백악관 주변까지 시위대가 다다른 지난 29일 밤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 아들 배런이 지하벙커로 불리는 긴급상황실(EOC)로 피신해 1시간 가량 머물렀다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한 당국자는 “백악관에 적색경보가 발령되면 대통령은 (지하벙커로) 이동한다”며 “멜리니아 여사와 배런을 비롯한 대통령 가족도 함께 이동한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트럼프 대통령의 지하벙커 피신 사실을 다루며 “비밀경호국(SS)이 어떤 일 때문에 대통령을 지하벙커로 이동시켰는지는 명확하지 않으나 백악관이 위협받을 때 대통령 신변보호를 위한 절차들이 있다”고 전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시간주의 포드 자동차 로슨빌 부품공장을 시찰하며 얼굴 가리개를 들어보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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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대피 다음 날인 지난 30일 비밀경호국이 시위에 잘 대응했다고 칭찬했고, 같은날 자신은 “안전하다”며 민주당 소속의 워싱턴DC 시장이 백악관 앞 시위를 지지했다는 식의 비난 트윗을 올렸다.
같은 날 다른 트윗에선 “(백악관에 진입했다면) 가장 사나운 개들과 불길한 무기의 환영을 받았을 것”, “최소한 매우 심각하게 다쳤을 것”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가혹 행위로 숨진 사건에 항의하는 미국인들이 31일(현지시간) 백악관 인근에 모여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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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수갑을 차고 있던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경찰이 무릎으로 눌러 숨지게 한 사건에 분노한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자 군 투입 방침까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곳곳에서 벌어지는 시위에 대해 “정의, 평화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폭도와 약탈자, 무정부주의자에 의해 숨진 흑인 남성에 대한 추모가 먹칠 당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무고한 사람에게 테러를 가하는 급진 좌파집단이 폭력과 폭력과 공공기물 파손을 주도하고 있다”며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폭도의 80%는 주 외부에서 왔다”면서 주지사와 시장들에게 강경한 대응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주 정부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연방정부가 개입할 것”이라면서 연방군대 투입을 경고했다.
미국 일부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발언이 시위대를 자극할 수 있고 군을 통한 강경 진압은 또 다른 불상사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