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국민연금 수익률 2%대 회복했으나…“의미 없는 개선치”

기금 수익률 2.26%…7월 대비 0.87%↑
국내채권 덕 톡톡…주식도 개선새
"폭락 전 개선세로 의미 없는 수익률"
증시 폭락 탓에 연말 1%대 수익률도 어려워
  • 등록 2018-10-30 오전 11:48:28

    수정 2018-10-30 오전 11:48:28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국민연금기금(이하 국민연금) 금융자산 수익률이 2%대를 회복했다. 하지만 이는 주식시장이 급락하기 전 수치로 전문가들은 의미 없는 개선치라 지적한다. 특히 투자 성과 평가 잣대인 기준수익률(벤치마크)조차도 따라가지 못해 현 추세로는 올해 1%대 수익률 달성도 힘들 것이라 내다본다.

금융자산 2%대 회복…“변수가 없었기 때문”

30일 국민연금이 공시한 자산군별 포트폴리오 운용 현황을 보면 올해 1~8월 국민연금 수익률(금융부문)은 2.26%로 집계됐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1.39%를 기록했으나 1개월 새 0.87% 상승했다. 이는 국내채권 수익률 덕이 컸다. 국내채권이 7월 1.46%에서 2.89%로 1.43%나 수익률 개선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해외채권이 2.89%에서 2.58%로, 대체투자가 5.29%에서 5.17%로, 단기자금이 1.60%에서 1.56%로 소폭 하락세를 보였으나 국내채권이 이들의 부진을 만회한 셈이다.

특히나 지난 8월에는 코스피지수가 소폭 상승(7월31일 2295.26, 8월31일 2322.88)하면서 국내주식 성과도 마이너스(-)6.11%에서 -5.14%로 개선세를 보였다. 한 연기금 CIO는 “국내채권의 경우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지 않아 채권 수익률이 붙었고 코스피지수 또한 상승하면서 국내주식도 만회하는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민연금 수익률이 의미 있는 개선세를 보인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국민연금이 국내채권을 제외하고는 벤치마크도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주식은 시장보다 1.01% 밑돌았고 해외주식과 해외채권은 각각 0.23%, 0.40% 하회했다. 운용상 잘했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다. 한 운용사 대표는 “8월에 특별한 이벤트가 없었던 기간이었으므로 이번 수익률은 의미 없는 개선치”라고 지적했다.

주식시장 폭락…연말 1%대 기대도 어려워

무엇보다 9월과 10월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국민연금 수익률은 현재 1%대에 머물 것이라 예상한다.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가 1990선까지 밀려 22개월 만에 2000선이 붕괴됐기 때문이다. 8월 말 코스피 지수와 비교하면 2개월 만에 300포인트 이상 밀렸다. 한 연기금 CIO는 “여전히 기금 내 국내 주식 비중은 20%에 가깝다”며 “이미 국민연금 수익률은 1%대로 밀렸을 것이다. 연말까지 시장이 하락세를 보인다면 1%대 수익률을 지키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8월 말 기준 650조8720억원의 기금에서 국내주식(123조6020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9%다.

게다가 지난 7월까지만 해도 국내주식의 손실분을 해외주식에서 만회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 또한 역전현상을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7월 말까지 해외주식에서 8조2729억원을 벌었으나 국내에서 8조861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한 연기금 CIO는 “국내뿐 아니라 미국증시도 하락세를 보였다”며 “코스피 시가총액이 이달에만 210조원 가까이 쪼그라들었던 점을 고려하면 국내주식 손실 폭이 해외 수익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국민연금 측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주요국 무역분쟁, 통화긴축, 부실 신흥국 신용위험 고조 등으로 인해 국내 및 글로벌 금융시장의 약세가 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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