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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김정현 기자] 국제유가의 예상밖 급등에 수입물가가 거의 4년 만에 최고치 상승했다. 추후 소비자물가도 더 오를 여지가 커졌다는 평가다.
한국은행이 16일 내놓은 수출입물가지수를 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90.69로 전월(89.38) 대비 1.5% 상승했다. 2014년 11월(91.23)이후 3년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수출입물가지수는 수출·수입 상품의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통계다. 수출 채산성 변동이나 수입 원가 부담 등을 파악할 수 있다. 한은이 매달 이를 측정해 공표한다.
석탄·석유제품(3.9%)과 광산품(5.2%)의 수입물가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천연가스(LNG)는 전월 대비 6.1% 올랐고, 나프타(5.3%) 벙커C유(1.8%) 부탄가스(6.7%) 등도 일제히 상승했다. 대형 승용차와 프로판가스 가격도 각각 0.8%, 3.4% 올랐다.
지난달 수출물가지수(88.02)는 전월(87.72)보다 0.3% 올랐다. 이 역시 경유(5.9%) 제트유(4.2%) 휘발유(6.1%) 같은 석탄·석유제품(4.3%)의 상승세가 눈에 띄었다.
수입물가는 앞으로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달 유가는 더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두바이유는 이미 지난달 말부터 배럴당 80달러대를 넘었다. 간밤 79.30달러로 소폭 하락했지만, 언제든 다시 80달러를 상회할 수 있다. 대체재 성격의 셰일오일 영향에 원유 가격이 60달러 이상 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이는 완전히 빗나간 것이다. 일각에서는 100달러 전망마저 나온다.
문제는 수요가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공급 충격으로 물가가 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른바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cost-push inflation)이다.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은 수요 견인 인플레이션(demand-pull inflation)과 달리 총수요의 증가를 수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우리 경제에 악재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