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팔에 사기당한 돈 되찾아주겠다"…피해자 속여 20억 갈취한 사기범

피해회복 명목으로 시민단체 설립후 기부금 20억원 가로채
  • 등록 2018-08-27 오후 12:40:27

    수정 2018-08-27 오후 2:41:06

△서울지방경찰청 로비 전경.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 사건의 피해액을 되찾아주겠다며 피해자들에게 기부금 명목으로 받은 20억여원을 가로챈 시민단체 대표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상습사기혐의로 A시민연대 대표 B(50)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지난 2008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조희팔 사건 피해자들의 피해회복과 진실규명을 위한 A시민연대를 설립한 뒤 회원 5000명이 민사소송을 위해 낸 기부금 20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B씨 포털사이트 내 카페와 서울·부산 사무실을 운영하면서 피해자들을 회원으로 모집했다. B씨는 “A시민연대가 피해액을 되찾아줄 수 있는 유일한 단체”라며 “조희팔의 은닉 자금도 찾아놨다”고 회원들을 속였다.

B씨는 또 피해자들에게 더 많은 기부금을 받아낼 목적으로 활동 내역과 기부금 액수 등을 기준으로 회원들을 등급별로 분류해 기부금 납부 경쟁도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수사 결과 B씨가 찾아놨다는 조희팔의 은닉 자금은 모두 꾸며낸 말이었다. B씨는 피해자들을 민사소송을 진행하거나 준비한 사실조차 없으며 기부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곧 B씨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B씨가 2015년 제 2의 조희팔 사건으로 불리는 해피소닉글로벌 유사수신 사건이 발생하자 이 사건의 피해자들에게도 같은 방법으로 접근했다”며 “절박한 심정 등을 악용해 상대적으로 범행에 노출되기 쉬운 유사수신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더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금을 찾아 주겠다는 말로 돈을 요구하는 경우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명심해야한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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